기린의 심장 - 교유서가 소설
이상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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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일견 발칙하고 조금 유치하기까지 한 상상력을 발전시킨 그렇고 그런 소설인가 싶지만 오래지 않아 아껴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냉소적인데 따뜻하고, 절망적인데 빛이 함께한다.
농담처럼 가벼워 보이는 문장들이 묵직하게 부풀어 오른다.
외계인이라느니 마왕이라느니 헛웃음 나오는 소재인데 몰입감이 엄청나다.
이 단편집을 관통하는 하나의 문장을 꼽자면 '나는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가 아닐까?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다시 한번 더 읽고 싶어지는 소설집이다.

가끔 마음이란 게 잔뜩 흠집 난 유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흠집이 많아질수록 유리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마침내 저편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야. 어쩌면 죽음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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