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 청소년이 쓴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코로나19 3부작
인디고 서원 엮음 / 궁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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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쓴 코로나19 교육 보고서라는 부제대로 이 책은 청소년들이 쓴 글을 엮은 책이다. 우리는 작년 한 해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등교를 중단하고 학교를 멈추는 대응을 선택했다. 또한 작년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의 수는 827명이라고 한다. 안전과 생명을 위해 등교를 멈추는 선택이 가능하다면 한 해에 827명을 자살로 내모는 잘못된 교육 시스템을 멈춰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물음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나는 초,중,고 12년의 교육기간을 거치는 동안 성적이 높았던 적도 있었고 낮았던 적도 있었다. 성적이 높았을 때 주어지던 특별대우 또는 우월감을 기억한다. 공부가 하기 싫었던 때, 그래서 성적이 낮았을 때에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도 생각난다. 그래도 어떻게든 참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행복하고 빛나는 미래가 보장되는 줄 알았다. 과연 그런가? 지금 본인의 위치에 만족하는 어른이라면 12년의 교육기간이 지금의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여기고 있을까? 암기식과 주입식으로 진행되고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는 우리의 교육은 문제가 없는 걸까?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안해진다.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교육기간을 먼저 겪은 어른으로서 한 가지도 바꾸지 못했다는 점, 미래를 생각하며 견디라는 뻔한 조언만을 해왔다는 점이 참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또한 감사해진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인디고 서원에서 함께 책을 읽고 좋아하는 공부를 즐겁게 한 우리의 청소년들은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구나, 반짝반짝한 생각을 이렇게 훌륭한 글쓰기로 표현할 수 있구나, 참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울컥 눈물이 나기도 했다. 책 제목처럼 우리의 청소년들이 정말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줄 거란 희망을 갖게 된다.

박시은(14세)
정부가 온라인 수업의 수치적 성공만 이야기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어려운 친구들이 수업을 잘 들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겟습니다. p.20

김숲(16세)
저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것에만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문제를 풀 때, 우리는 혼자 그 문제와 씨름합니다. 함께 문제를 푸는 것은 부정행위라고 봅니다. 과목 관련 활동을 할 때도 개인별로 점수가 매겨집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입니다. 함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않는 사람들이 코로나19를 이겨낼 힘을 키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p.25~26

한서현(16세)
학교는 공부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학교는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고난들을 헤쳐나갈 능력과, 서로 공존하며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p.37~38

이진복(15세)
학교는 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자신에게 아무런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p.40
전태화(16세)
아프고 힘들더라도, 우리 인생의 봄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냥 땅속에서 조용히 있는 것이 지금 당장은 편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삶은 살아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살아 있기를 바랍니다. 죽어버린 봄이 아닌, 생각하는 봄의 시간을 다시 찾기 위해 이 추운 겨울 잘 버텨내자고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p.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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