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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1~3 세트 - 전4권 (가이드북 포함)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나인폭스갬빗
한국계 미국인인 이윤하 작가가 한국적 이미지를 양념 삼아 굳건하게 구축한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나는 과학 무식자라 SF에 대해 조금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게다가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용어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바로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전쟁을 주요 소재로 삼는 SF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용감하게 1권을 들어 읽기 시작했으나 60쪽을 넘게 읽다가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같이 받은 ‘안내서’를 펼쳤더니 역시나 초반의 진입장벽에 대한 예고가 적혀 있었다. 휴, 나만 어려운 게 아니란 말이지. 안내서를 읽고서야 안심하고 다음 이야기를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안내서에 적힌 글을 빌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를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나인폭스 갬빗> 세계관에서 가장 광활한 영역을 지배하는 우주 제국은 육두정부이다. 여섯 개의 분파로 나뉜 거대한 제국으로 각 분파의 ‘육두관’이 다스리는, 6인 집권 체제이다.
본래는 칠두정부였으나 윤리와 철학을 담당하던 리오즈 분파는 이단으로 몰려 숙청을 당했다.
시간의 흐름을 계산하고 측정하는 역법이 나인폭스 갬빗 세계관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겨진다. 마법과도 같고 오늘날의 원자력과도 같은 역법의 이능력은 인류 문명을 지탱하는 주요 에너지가 된다. 국가는 이 에너지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국민에게 역법의 신념 체계를 강제한다. 역법에 대한 국민의 신념 체계가 무너지는 사태를 역법 부식이라고 부른다. 역법 부식을 예방하고자 국가는 독재를 행사하게 된다.
육두정부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의 방식으로 각각에 별칭을 붙였다.(몹시 유치하지만)
슈오스 – 교활한 셜록 홈즈
켈 – 충성스러운 인간 병기
안단 – 매혹적인 금수저 문화예술인
비도나 – 냉혈한 성직자
라할 – 금욕적인 법률가
니라이 – 과묵한 공학도
1부를 이끌어나가는 주요 인물은 켈 체리스와 슈오스 제다오이다. 충성스러운 수학 능력자인 켈의 여성 대위 켈 체리스는 이단으로 몰리게 되고, 정부로부터 산개하는 바늘 요새와 그 권역에 퍼진 이단을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슈오스 제다오는 과거 백전백승을 자랑하는 명장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수많은 아군들을 살해하고 ‘번제의 여우’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검은 요람에 영원한 죄수로 잠들어 있다.
결국 켈 체리스는 슈오스 제다오를 본인의 몸에 결박하여 그의 천재적인 전략 능력을 빌려쓰기로 한다.
끔찍한 미치광이로 알려진 구미호 장군을 ‘결박’한 켈 체리스는 작전기간 동안 대장으로 명예 진급하여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어려우면서도 묘하게 중독된 듯 책장을 넘기게 된다. 처음에는 켈 체리스에게 몰입해서 읽다가 뒤로 갈수록 슈오스 제다오에게 매혹된다.
두 사람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다 읽고서도 풀지 못한 숙제이다.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
1부
모두가 평등한 새계를 추구하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이유임은 분명했다.
역법 전쟁을 마음을 다루는 싸움이다.
적절한 숫자를 적절한 마음에 대입한다면, 숫자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P.495)
2부
이단자들은 항상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닐세. 반란에 필요한 건 사람이야. (P.237)
3부
잔혹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서 개인의 삶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행복을 주는 단순하고 사소한 일에 몰두할 시간이 확보된다면, 목격했거나 혹은 직접 저질렀던 온갖 끔찍한 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어요. 그럼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을 방법 대신 말이죠. (P.173~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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