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우울에게오랜 친구에게 하듯이 우울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다. 아프고 힘들지만 이리저리 살펴보고 어루만지고 약을 발라주기도 한다.한 달쯤 전에 <어쩌다 정신과의사> 북토크에 다녀왔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를 않는 사람들이 정신과의사인 김지용 저자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파서 힘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우울증 약에 의존해야 할까요?'하는 질문에 저자는 정상적으로 처방을 받은 약은 평생 복용해도 문제 없다고 얘기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에는 '의존'한다고 하지 않는데 유독 우울증 약에 그런 표현을 쓴다고 했다.김현지 저자는 우울증을 인식하고도 빨리 병원에 갈 수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을 꺼내놓는다. 이해 받지 못해서 제때 치료 받지 못하고 끊임없이 아프다고 호소해야 했던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과 글쓰기를 통해 우울과 마주하고 말을 거는 저자는 어떤 면에서 누구보다 건깅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도와 깊이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마다 우울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아픔을 꺼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맙고 감동적이다. '저도요. 저도 힘들었어요. 고마워요.'하고 인사를 전하고 싶다. 상처받고 슬프고 힘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위로 받았으면 한다.지금 내가 그때의 나를 본다면 삶은 생각보다 기니까 쉬어가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화창한 날과 흐린 날은 반복되니까 불행이 너의 종착역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p.378~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