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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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가 참 힘들었다. 벼랑끝에 내몰려 홀로 죽어간 사람들의 흔적을 지우며 그들의 삶의 궤적을 상상하는 특수청소부.
하필 시를 전공해서인지 비참하고 끔찍한 현장을, 고인에 대한 생각을 아름다운 문장들로 풀어낸 바람에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차올랐다. 출퇴근길, 남몰래 눈물을 닦아내다 보면 어느새 힐끔거리는 눈길이 느껴졌다.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막다른 곳에 다다른 채, 죽음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그들에게 애도를 보내는 것 말고는.
부디 편안하시길.

가난한 자에게도 넉넉하다 뿐인가. 남아 넘쳐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편물이다. 체납고지서와 독촉장, 가스와 전기를 끊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미납요금 경고장, 경고한 대로 이제 공급을 중단했다는 최후통첩장이 우편함에 빽빽하게 꽂혀 있다. p.43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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