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 내리는 밤에 제 몸집만 한 여행가방을 들고 아파트 경비실에 찾아와 하룻밤 재워달라는 고양이 깜냥.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경비원 할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딱 하룻밤인걸요. 그럼 실례할게요."하고누 경비실 안으로 들어와 참치 캔도 맛보겠다고 당당하게 청한다.
하지만 마음 약한 할아버지가 똑부러지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이에 깜냥은 아파트를 누비며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부모가 외출해서 둘만 남겨진 형제와 놀아주고 층간소음 민원도 해결한다. 택배기사 아저씨를 도와서 택배를 배달하기도 하고 고양이를 싫어하는 아주머니의 구박에 조금도 기죽지 않고 말대답을 한다.
깜냥은 길고양이지만 격식을 차리는 편이다. 참치를 먹기 위해서 포크와 나이프를 꺼내고 턱받이까지 두른다. 잠자리 준비도 완벽하다.

가방에서 이불을 꺼내 경비실 바닥에 깔고 베개, 눈가리개, 귀마개도 준비했지. (p.11)

깜냥은 귀여운 허세꾼이기도 하다.

"괜찮다면 조금만 맛볼 수 있을까요? 원래 아무거나 안 먹는데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요."(p.9)

"원래 나도 혼자 있는 걸 좋아해. 너희가 무섭다고 해서 같이 있어 주는 거라고!"(p.24)

시종일관 '원래 난 이런거 안하는데....'라면서 도도한 척하는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

알고보면 재주도 많고 눈치 빠르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깜냥.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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