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몇이나 그럴까 궁금해진다. 구병모 작품을 위저드 베이커리로 만난 사람은 몇 명일까? 적어도 내가 위저드 베이커리로 구병모를 만났을 때는 파과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내가 읽는 구병모의 네 번째 책이며, 세 번째 장편 소설.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피그말리온 아이들을 전에 읽었다.


학창시절 읽은 게 마지막이다보니 성인도 좀 되고, 대학도 좀 다니고, 사회생활도 좀 하고, 책도 좀 읽은 나는 구병모 소설에서 보이는 구병모 본인을 좀 더 잘 발견할 수 있는 짬이 생겼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


까탈스럽다. 진지하지만 유머러스하게 비꼬기를 잘한다. 더러운 말도 어찌나 잘하는지. 성깔도 있고 예리할 것이다. 멋있고 그럴싸해보이고자 하는 욕망도 있다. 특유의 탐미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문체는 체화한 면도 있지만, 의도를 갖고 그렇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이 소설의 영상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각색이 필요하리라 본다. 파과는 전형적인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구성이다. 클라이막스를 이해하려면 이전에 일어났던 일을 알아야 하는데, 태반이 과거의 이야기다. 과거가 주 무대가 되지 않고 현재와 교차하면서 과거의 일은 '어차피 끝난 일'이니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색한 구성도 있다. 클라이막스의 사건에 직접 연관이 없고, 거기로 직결되는 사건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요소가 적잖이 보인다. 어떤 인물의 동기는 명확히 이해할 수 없으며 충분한 설명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구병모의 의도는 독자가 흥미를 느낄 플롯 말고, 조각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의 조각(파편)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어떤 인물은 조각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고, 소설에는 클라이막스와는 크게 관련 없는 이야기와 설정도 많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상업성까지 있다니, 대단해.



하지만 난 취향 아님. 솔직히 읽기 힘들었다. 만연체는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름답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그게 꾸며낸 것 같다고.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또 투우라는 캐릭터, 개인적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소신발언의 시간을 갖겠다. 그런 치명적이고 강하다고 여유롭고 지지 않는다는 설정의 캐릭터... 망가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오를 지키며 쓰면 오글거리고 센 척 한다는 느낌... 안 들기 정말 어려운데 들었다. 그리고 나는...................................................망가지지 않는 센 척하는 남자는 캐릭터나 실제 사람이나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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