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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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뀌고, 시험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를 출간, 한국 최고의 명문대의 수용적 교육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 한국 교육 문화 전체를 점검해 보는 계기를 마련했던 이혜정 박사의 두 번째 책.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P.26~27
첫째, 이 책이 말하는 새로운 시험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이다. 그러한 시험이 어떠한 형태인지 조금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른 시험들을 예시로 제시할 뿐 무조건 이대로 따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둘째,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시험과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수능이나 내신의 30퍼센트를 의무적으로 논술형 문제로 하는 것, 새로운 시험을 기존의 시험에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교육의 방향이 전혀 다른 두 시험을 억지로 이어붙이고 있는 격이다. 이렇게 방향이 정반대인 시험을 병행하면 학생들에게 이중고를 떠안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셋째,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시험은 지금의 우리 교사들이 충분히 다룰 수 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집어넣는 것으로 끝내느냐, 그 지식을 활용해 학생들로부터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 내느냐 하는 차이일 뿐.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면 초기에는 다소 혼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질 것이다. 새로운 시험은 필연적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국가교육과정을 요하기 때문에 교사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국정교과서, 자율 학기제, 디지털 교과서 등 현재 대한민국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능 시험이 왜 문제가 되는지, IB와 IGCSE라는 외국의 시험과 평가 사례를 제시한다. 새로운 시험의 문제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P.90
토론 수업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목적이라면 오히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시간 낭비가 된다. '집어넣는 교육'으로는 100년을 해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기 어렵다. 반드시 '꺼내는 교육'을 해야 한다.

P.99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가 없다.

P.102
교사에게 교육권을 보장해 주면 창의적 수업이 가능해진다.

 
P.168
IBIGCSE가 과목 구성이나 시험 방식이 서로 조금씩 다르고 더구나 IGCSE는 본격적인 대입시험은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둘의 교육 철학은 일맥상통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철학에 따라 교과과정의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P.191
이 중 어떠한 문제도 하나의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관점과 그것을 뒷받침할 타당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암기해 둔 역사적 사실만 줄줄 나열하면 부분 점수는 받을 수 있을지언정 결코 고득점은 받을 수 없다.
이 시험 문제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든다.

P.224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없다면 단 한 글자도 답하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앞에서 본 다른 과목 시험 문제들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요구했지만, 이 주제들은 그야말로 끝까지 몰아붙이는 느낌을 준다.
이 주제들을 다룬 에세이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 학생이 가진 관점이 무엇인지는 크게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지가 중요하다. 즉, 생각의 내용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평가한다.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전 분야에 적용되는 두뇌 근력이 바로 이것 이기 때문이다.

P.257
"수업 설계는 드라마 각본을 쓰는 것과 같아요. 교사가 기획하고 집필하며 연출하는 아주 창의적인 과정이죠. 공교육 현장에는 그걸 목말라하는 교사들이 많아요. 시스템만 바뀌면, 방향만 알려주면 교사들은 날개를 달 겁니다.




P.305
교육부는 왜 이토록 헛발질을 거듭하고도 변하지를 않을까? 그것은 교육부가 그 자체로 거대한 '갑'이기 때문이다.

P.311
그럼에도 나는 교육부보다는 정치권에 기대를 건다. 정치는 국민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스스로 바뀌기는 요원하다. 교육부를 바꾸려면 정치가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가 정치권에 강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교육에 침묵하지 말라고.

 

 

 

학부시절 수업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분의 전공 교수님이 계셨다. A 교수님의 수업은 동서양 철학과, 미학 관련. 참고도서와 요약정리가 되어있는 수업용 프린트를 주셨고, 선생님의 말씀과 프린트물만 공부하면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 공부하기 편한 수업이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이 수업을 선호했다. 늘 담담한 어조로 차분하게 강의하셨고 달달달 외우는 것으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했다. B 교수님의 수업은 한국 현대미술과, 비평 관련. 참고도서와 수업용 프린트를 나누어주시는 것 까지는 같았는데 수업용 프린트에는 그날 배울 용어나 개념에 대한 사전적 정의나 신문 기사가 간단히 나와있고 강의 중에 우리들에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늘 질문하셨다. 한 학기에 한두 번 정도의 과제가 있었는데 정답이 없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늘 자필로 제출, 늘 돌려주셨다. 무엇으로 평가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수업을 유난히 싫어하던 같은 전공 친구들도 있었다. 우리 과보다는 타과생들이 선호했던 수업이었고, 열정 넘치는 목소리로 강의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연설하듯 수업하셨다. 호불호가 강한 수업과 교수님이었다.

백과사전 같은 A 교수님의 수업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전공수업이니 어쩔 수 없이 두세 과목 수강했었고, 성적은 잘 나온 편이었지만 지금 기억나는 건 별로 없다. 변명하자면 조용조용한 말투가 흡입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연설하듯 열정 넘치는 동작과 말투의 B 교수님의 수업은 내 스타일이다. 그 교수님의 거의 모든 수업을 다 수강했다. 막 학기에는 다른 학년의 전공수업도 들었다. 기존에 알고 있는 개념을 반대로 생각해보기 질문이나 수업 내용이 좋았고, 특별히 많이 공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것도 좋았다. 아마 교수님도 나의 자유로운 생각과 글쓰기 방식을 응원해주셨던 것 같다. 학부 때 공부했던 것 대부분이 기억나지 않지만 B 교수님 수업의 분위기, 과제는 아직 기억이 난다. 꽤 열심히 손으로 열 페이지 정도를 썼으니 당연히 기억이 나기도 하고 학부 때 수강했던 모든 수업과 차별화된 유의미한 수업으로 기억된다.

정해진 틀 안에서 교수자와 교육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 A 교수님과 B 교수님 누가 낫다고 비교할 수는 없다. 과목적 차이도 있고 사람의 성향 차이도 있을 테니까. A 교수님의 교육 방식과 평가 방법이 익숙한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과 시험이 낯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이런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했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


P.326
'교사는 한 번에 한 아이를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꾼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을 앞에 두고 책 읽기를 시작하기 전 조금 망설였는데 저자의 필력으로 몰입하며 읽게 되었다. 시험이 바뀌고 교육이 바뀌려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현상태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중고등학생의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다 읽었다고 덮고 끝! 이 아닌, 뭔가 여운이 남는 책이다. 새로운 시험의 도입에 대한 가능성이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시험이 변화하는 그날이 꼭 오기를.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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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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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요즘 말로 웃픈(웃기지만 슬픈) 제목에 솔깃하여 읽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고민했었던 생각들을 담은 책. 보통 아이들 보다 조금 더 아픈 둘째 아이, 결혼한 보통 남자 사람 보다 조금 더 가정과 육아를 챙겨야 했던 늙은 아빠,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가정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미혼인 나에게 아직은 막연하게 느껴지는 '결혼'이라는 것이 좀 더 선명하게 그려졌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나의 친구들과 특히 그들의 신랑, 애아버지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들에겐 이미 삶이기에 굳이 책으로까지 읽어야 하나 싶겠지만 경제학자이자 늦깎이 아버지의 육아 경험담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잘 꾸려가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엄마 같은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책.

내 친구들 중 열에 아홉은 결혼해서 아이를 하나둘씩 낳고 열심히 키우는 중이다. 열에 하나 또는 하나 반 정도는 나처럼 '노'자를 붙인 채 처녀로 살고 있다. 2~3년 전 본의 아니게 직업이 바뀐 후부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말이 딱 맞게 그렇게 버티듯 살고 있다. 업무의 강도나 피로도가 높아서라기보다는 성격과 나이 탓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내고 있다. 이런 나에게 친구들과 연락하고 챙기는 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내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기에도 벅찬데. 이런 내 맘을 전한 적은 없지만, 그래서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은 고립되어있다. 물론 결혼해서 아이 키우고 살고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 멀어졌다. 서로 바쁘니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생각하며 보내고 있는데 작가 우석훈의 책을 읽으며 한숨이 나왔다. 책으로 접하는 육아라는 것이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게 없어 보였고 내 친구들의 삶이 그려져 숨이 막혀왔다. 그리고 막연하게 부러워하던 유부녀의 삶이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졌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세'를 키우는 것, 아기를 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P.63
태어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건널목을 지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남자들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일종의 기능적인 일로 생각한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돈을 벌고, 일을 처리하고, 또 돈을 벌고, 그렇게 투입에 의해 산출이 생기는 것처럼 생각하는 방식에 남자들은 익숙해져 버렸다. 이게 지혜로운 것 같고, 일을 잘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삶은 늘 그렇게 기능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생명이 탄생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내내 끔찍한 고통을 겪는 사이 행복과 불행이 교차한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지식으로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못해 본 것 같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나의 친구들에게 참 장하다고 잘 살고 있다고 용감하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다.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엄청나고 무시무시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의 친구들.



P.88
프랑스식 육아에서 이유식의 개념은 '어른이 되어서 먹을 음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영양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교육을 겸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P.97
이유식을 먹이는 것은 우유로 부족해지는 영양분을 보충하고, 딱딱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그때의 식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느니, 두뇌 발달에 결정적인 하는 것들은 별로 검증된 바 없고 그저 마케팅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P.98
'엄마가 행복한 것', 그게 프랑스식 육아에 담긴 최고의 가치다.



내가 속한 사회의 전통과 분위기로 육아, 교육의 방식들이 정해지고 그것이 내 의지인 듯 느끼며 살아간다. 남들 다 사는 건 나도 사야 하고 그걸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 같고. 그런 느낌 참 싫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 속해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다.) 남의 것을 무작정 쫓아가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교육에서만큼은 프랑스식이 참 좋아 보인다.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느껴지는 자유, 평등, 시민의식 등이 육아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른이 되어서 먹을 음식에 익숙해지는 과정'
부모님께 더 잘 돌봐주지 않았음을 아직도 투정 부리는데 음식만큼은 제대로 배우고 먹어온 것 같다. 특정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몸에 좋은 음식을 즐겨 먹는다. 이만하면 음식교육, 가정 교육만큼은 잘 받았구나.


P.172
휴일마다 농구장에서 몇 시간씩 혼자 슛 연습을 하면서, 화려함에 대한 무의식적인 동경 같은 것이 고스란히 내 몸에서 빠져나갔다. 그 후에도 남들 앞에 설 일이 있었고, 화려해 보이는 일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화려함을 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아니, 화려한 것이 두렵다. 이제는 그게 마치 유전자에 새겨진 것 같은 본능이 되었다.

P.206
그해에 난 야구 볼 시간도 없이 바빴다. 살면서 야구 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던 해가 몇 번 되지 않는다. 매일은 아니어도 거의 보려고 하고, 기본적인 자료 정도는 챙겨서 보았다. 야구 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쁠 때는 대부분 내 삶이 엉망진창일 때다. 좋은 리듬을 타던 시기를 돌이켜 보면 그럴 땐 야구장에는 갈 수 있었다. 정신없이 사는 건 좋은 게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진정으로 뭘 원하고,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그런 걸 생각도 못하고 바쁘게 지내는 건 삶이 아니다. 사는 게 아니라 그냥 끌려가며 살아지는 것이다.

P.268
세계 시민이 알아야 할 보편적 상식은 실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선 세상에는 굶주린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러면 이 밥 한 그릇을 식탁에 놓게 해준 농부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상식은 이렇게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P.267
'기본적인 상식과 시민적 감수성을 갖춘 어른 키워내기.' 이게 한국 교육이 가장 못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지금 한국 교육에선, 건전한 상식을 가지는 것이 교육 목표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
그렇다 보니 운이 좋아서 정말 인격적인 선생님을 만나지 않는 한 '약은 것'만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21세기 선진국 교육이 절대로 만들지 않으려 하는 게 바로 이런 유형이다. 똑똑하지만 너무 약아빠져서 재수 없는 사람.

P.336
집(eco)을 관리(nomos)하는 것, 즉 '살림'이 경제학의 라틴어 어원이다. 친구들은 경제학 경세제민의 제왕학 같은 것 으로 이해했지만, 그냥 나는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것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든 학문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P.343
내가 아들들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단 한 가지도 그것이다. "사람은 다 같다."는 가장 중요한 상식.
(...)
P.345
사람은 다 같다, 그걸 이해하면 21세기에 충분히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최소한 자신은 지킬 수 있는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다. 영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국어나 수학도 그런 기본적인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못해도 된다. '사람은 다 같은 것'이라는 진실을 마음속으로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심성만 갖출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면 "돈도 실력이다", 이런 허망한 말은 하지 않을 정도의 심성과 상식은 가지게 된다.
(...)
이게 다 욕심 때문이다.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지만, 사람의 욕심은 자신의 눈을 죽인다. 그리고 부모의 허망한 욕심은, 자녀의 미래를 망친다. 행복은 욕심 많은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




흥미롭게 느껴지는 제목에 솔깃했지만 육아와 -아직은 -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을 잠깐 했다. 전혀 필요 없는 생각이었다. 작가 우석훈의 책은 처음이지만 이전에도 몇 권의 책을 쓰셔서인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글로 쓰여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육아 교육에 대한 다른 책을 읽어 본 적은 없어 비교도 불가능하지만 내가 알 수 없었던 것 - 조기교육, 어린이집, 언어, 놀이 등에 대한 작가만의 철학 - 을 책을 읽으며 배운 느낌.

이번 책도 잘 읽었다.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밑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게 인생이고 결혼이고 육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볼만한 것. 살아야 하는 것. 살아내야 하는 것. 중심을 잘 잡고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게 우석훈 박사가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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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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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막 입학한 새내기시절 선배들의 작업실을 구경 다닐 때, 그림을 그리면서 한 손엔 붓을 한 손엔 소주병을 들고 안주도 없이 홀짝거리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조금 충격이었다. 아직 한낮인데.. 작품 하나를 완성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은데 우르르 학교를 떠나는 모습도, 세상사에 무심한 모습도, 공강시간에 건물 뒤 나무 그늘 밑 잔디밭에 옹기종기 앉아 자장면과 탕수육, 고량주를 마시며 노닥거리는 모습도 별로였다. 난 저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곤 했다. 정말 열심히 학부시절을 보냈다. 내게 부족한 것들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놀지 않고 열심히 작업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그 시절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센서티브’책을 읽으면서 돌이켜보니 예민한 그들을, 아니 예민한 내 감정, 나 자신을 부정하고 있었나 보다. 본래 내가 가진 감각들을 무시하고 사회가 정한, 아니 내가 정한 기준에 맞춰 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었다. 그래서 내 대학시절은 더 그립지도 더 재밌지도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살아가면서 조금씩 남들과 다른 내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세상이 아름다워졌다. 10년 전보다 1년 전이, 6개월 전 보다 오늘이 훨씬 더. 지금 난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하기에 방해받고 싶지가 않다. 이 행복을 잘 지키고 싶다.


P.21
민감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남들보다 더 큰 어려움과 도전을 경험하지만, 평온한 상태에서는 남들보다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P.164
* 민감한 사람들이 부끄럽게 여기는 성향들 *
- 때때로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고 싶다.
- 상황에 빨리 대응하지 못하고, 반응할 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남들이 나를 솔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걱정된다.
- 치열한 경쟁에 합류하지 못한다.
- 다른 사람들처럼 쉽게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 사람들이 느끼는 대화를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느낄 때가 많다.
- 남들보다 먼저 피로감을 느낀다.


왜 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냐며 늘 비판 가득한 어조로 내게 말하던 이가 있었다. 나는 왜 이럴까, 난 왜 이렇게 밖에 생각하지 못 할까. 한 없이 작아지던 시절이 있었다. 덕분에 나는 예민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떠났고, 보통 사람들에 비해 굉장히 까다롭고,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칼날같이 뾰족하던 그 말이 더이상 상처가 아니게 된지 2년이 흘렀다.

P.90
자신의 민감성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할 때 당신은 한동안 피로감과 슬픔의 감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지난날의 꿈을 포기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쪽 문이 닫히면 반드시 다른 문이 열리는 게 인생이다. 때로는 더 많은 문이 열리기도 한다.




P.54
융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물질적인 세계보다 내면 세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들이 자신의 내면세계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내면세계에도 관심이 있음을 의미한다.



P.143
우리는 종종 상실한 것들을 직시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까지 분노의 감정에 매달린다. 이길 가능성이 없는 전쟁을 포기할 때, 분노는 슬픔으로 변한다. 슬픔은 분노의 감정과는 달리 타인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는다. 또 슬픔은 지나가는 감정이다. 건강한 슬픔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P.148
상처를 깊이 감춰둔 채 무감각하고 우울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슬픔을 직시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P.149
슬픔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기다려야하는 과정이다. 슬픔의 감정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사랑과 배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P.154
죄책감과 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에게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P.162
수치심은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어떤 결함이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당신은 수치스러워하는 감정을 수치스럽게 느끼고, 그런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낄 것이다.


P.202
자기 자신과 화해한다는 것은 때때로 내가 남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일생 동안 자기 자신과 화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20대의 나는 '우울한 여성을 위한,, ', ' 불안한 나를 위한,,' 이런 제목의 책을 즐겨읽었다. 김혜남, 김형경 선생님의 치유 소설이나 에세이 등 심리학 중에서도 여성,우울, 불안과 관련된 책을 꽤 읽었다. 우울하고 처져있는 나의 기운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그나마 그런 책을 읽으면 위로받는 것 같았지만 책을 읽고 덮으면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그조차 서글퍼 30대 초반 쯔음 유행이 되어버린 심리에세이는 거의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임경선님의 에세이는 종종 읽었지만 그건 심리학이라는 장르로 구분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참 오랜만에 펼쳐본 심리학 책.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하나도 생각 안날만큼 나를 가장 위로하는 책. 부끄럽고 숨기고싶던 나의 어떤 부분들이 '민감한 사람들의 성향'이라고 그런 감정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눈치 보고 용기 없는 내 모습도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책.
학문적인 깊이로 나를 몰입하게 만들진 않지만 가볍고 친근하게 토닥이듯 나를 위로하는 책
.
나 자신으로 살아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책.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센서티브 #일자샌드 #다산북스 #다산책방 #highlysensitivepeople #나나흰북클럽 #나나흰북클럽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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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본깨적 - 평범한 직장인이 대체 불가능한 프로가 되기까지
박상배 지음 / 다산3.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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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첫만남
새로 생긴 신조어인가? 도깨비도 아니고 본깨적이라니. 외계어 같은 제목에 거부감이 살짝.
책과 가까운 지인이 본깨적을 읽었단 이야기를 듣고 검증(!)된 책임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첫 페이지를 넘김.


-읽기
1탄 독서 본깨적을 읽지 않고 접한 현장 본깨적.
독서를 통해 보고 깨닫고 적용하며 사는 박상배 작가가 본인의 경험을 통해 업무 실행 노하우를 전하는 책. 목차만 읽어도 정리가 다 된 느낌. 목차를 내 수첩에 따로 적어놓고 싶을 정도.
쉽게 이해할만한 예를 들어 독서와 업무 실행을 이렇게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늘 해야하는 업무와 마감에 쫓겨 일하는 편인데 요렇게 관리를 하면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억남는 구절(공감)
P.95
삶의 불균형을 선택한 사람들1 이랑주 한국 VMD 이사장편
"결핍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부족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간절하게,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결핍도 중요해요. VMD 일을 할 때 상대방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를 찾아내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린다는 것을 알았죠."
나의 결핍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에 공감.


-정리하며
20대 중반~30대 초반 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초보자를 갓 벗어나 매너리즘에 빠졌거나, 현재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분, 업무의 능률을 높히고 싶은데 딜레마에 빠진 분들께 추천.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고 업무나 생활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테니 평균치에 놓고 보았을 때 분명 도움이 될 책이다.

하지만 난 게으르게 재미있게 내 마음이 편하게 일하는 지금이 즐겁고 행복하고
야근이나 해내지 못한 과업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때문에 (이미 지나온 것 같은, 적절한 시기에 봤으면 도움이 되었겠지만) 1,2 장 보다는 3,4 장이 좀 더 흥미로웠다.

언젠가 내게 찾아올 매너리즘에 대비하여 목차와 4장을 따로 정리해놓아야겠다.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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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서전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메르스때문에 딱 취소되서 너무 아쉬웠어요. 오래 기다린만큼 꼭 가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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