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일 1시간, 낮잠 2시간 - 느긋하게, 천천히, 조금씩! 통나무집 노부부의 즐거운 슬로라이프!
츠바타 히데코.츠바타 슈이치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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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3]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 츠바타 히데코, 츠바타 슈이치 지음.

 

일본, 중국의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저작권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의 인스타 피드에서 이 책 소개를 보았다. 엔터스코리아에서 소개되는 책은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기에 추천하는 책을 찾아보는 편이다. 대기업 출판사의 마케팅을 위한 책, 판매를 위한 시리즈물이 절대 아니다.

 

. 이 책..

제목과 표지, 책소개글만 봤을 뿐인데 먹먹한 이 기분 뭐지?! 꼭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겼고 오늘 택배를 받자 마자 후딱 읽었다.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은 일본에 사는 노부부의 일상 이야기책이다.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의 후속편 책으로 서로를 보듬고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잔잔한 일상의 모습을 구경하느라 연신 미소가 지어진다.

 

'새벽 동틀무렵, 해와 같이 일어나 약간의 밭일을 하고, 아침 식사를 먹고, 정리를 하고 살짝 낮잠을 자고. 집안 일을 정리하면 점심 식사 시간. 식사를 준비하고 정리하고 살짝 낮잠. 해가 조금 넘어가면 다시 밭에 나와 남은 일을 정리. 저녁식사를 하고.' 몇년 전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일상의 모습이다. 이 책 주인공 츠바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일상이기도 하고. 빠르지 않지만 게으르지도 않는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농촌생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넉넉한 살림을 살던 나의 외할머니는 보통의 시댁 할아버지에게 시집와서 5남매를 키우셨다. 할머니는 반듯한 집의 가정교육을 받은 참 예쁘고 참한 요조숙녀의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신성일 뺨치는 외모와 깐깐한 자기관리로 여름이면 삼베 옷을 직접 다려 입으셨고, 늘 모자와 함께 외출하셨다. 만능 맥가이버 처럼 집안의 온갖 굳은 일은 본인 담당으로 늘 말끔하게 해결하셨던 할아버지와 동네 또래 할머니들을 모두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서글서글한 할머니. 약간 깐깐한 할아버지와 덜렁덜렁 성격 좋으신 할머니는 어린 내가 보기엔 이상한 조합이었다. 티격태격 할아버진 할머니가 하시는 것들이 못마땅하신지 '이건 이렇게 했어야지', '이걸 이러면 어떻게해' 별거 아닌 건데도 잔소리 잔소리. 그러면 할머니는 허허. 웃으며 '내가 잘못했소' 하셨다. 저렇게 매일 싸우시는데 어떻게 매일 같이 살지? 한때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나의 할아버지께서 2014년에 돌아가셨으니 그것도 벌써 3년 전 이야기. 매일 티격태격했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그 모습이 서로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챙기는 살가움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립지만 다시 올 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느린 삶. 도시에서 일을하고 있는 내가 지금 당장 그런 모습으로 살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그 모습처럼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싶다. 계절에 깨어있는 삶을 살고싶다.

 

"오늘 다 하지 않아도 되니 그냥 두고 가렴"은 나의 할머니께서 내게 하시던 말씀이었다. 츠바타 할머니의 말씀이기도 하고. 내가 태어날 때 부터 할머닌 할머니였으니까 할머닌 할머니고, 할아버진 할아버지였는데 먼 훗날 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뒤늦게 이 책을 읽은 지금에서야 떠올린다. 삶이라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그저 자연스러운 인생의 흐름이라는 것.

 

책은 금새 읽었지만 곱씹을수록 먹먹해져서 쉽게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한 추억이 있는 이에게 추천한다. 츠바타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에게서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밭일1시간낮잠2시간 #츠바타히데코 #츠바타슈이치 #윌스타일 #윌컴퍼니 #슬로우라이프 #할머니사랑해요 #할아버지사랑해요 ##여유 #늙어간다는것 #천천히 #책읽기 #책읽는사람 ##독서 #book #reading #booklover #엔터스코리아 #엔터스코리아에이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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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 가지 기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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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4]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사이토 다카시. 와이즈베리.

 

만두와 사우나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것.

 

사우나.

단 이틀뿐이었던 짧은 여름 휴가 동안 내가 가장 먼저 선택한 건 사우나였다. 뜨끈한 물에 몸을 지지고 있으면 노곤노곤. 케케묵은 피로까지 땀으로 빠지는 기분이 든다. 뜨거운 열기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일년에 몇번 체력적으로 정말 힘이 들 때 찾는 그 곳은 늘 내게 에너지를 되찾아준다.

 

만두.

떡볶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음식. 위장이 좋지 않은 나는 질이 나쁜 속이 차있는 만두를 먹으면 늘 탈이난다. 1~2년에 한 번 정도는 만두를 빚는다. 만두피는 사오지만 숙주, 김치, 고기를 잘게 다진 후 계란을 섞어 조금씩 덜어서 만두피에 싸서 몇개는 바로 쪄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으로. 그렇게 가득찬 냉장고를 볼 때엔 은행 잔고 쌓이는 모습을 보는 듯 뿌듯하고 흐뭇하다. 만두를 빚으며 만두가게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혼자 있는 시간의 힘', '3으로 생각하라'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의 새책. 작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이번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이다. 전작을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 가득 갖고 읽기 시작했다. '자기 계발 에세이'류 책을 한참 즐겨 읽을 때가 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1. 작가에 대한 선호도나 호감

2. 내용에 대한 공감

3. 감성이 담긴 디자인

정도인데 만두 & 사우나 책은 세가지 다 해당한다.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가지 기준' 소제목을 달고 나를 맞이하는 이 책은 책장을 넘기는 내내 빠져들게 만든다. 내가 읽은 저자의 두 책에 비해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무거운 내 마음가짐으로는 편히 읽히지 않았다ㅠㅠ)

 

처음엔 사회 초년생을 위한 '대학 교수님의 조언'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 수록 조금씩 나이와 내용이 깊어진다.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저자에 대한 무한 믿음으로 한 장 한 장 넘길때 마다 흐뭇했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요즘 내게 만두와 사우나가 되어준 책.

 

제목에서 호감 하나

작가에서 호감 추가

책 곳곳에 등장하는 만두에서 호감 추가

(덕분에 어제 저녁식사로 갈비만두를 먹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대학은 성적순으로 고를 수 있다.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지 10년도 더 지난 요즘은 대학 이름이 뭐가 중요할까 싶지만 그런 생각마저도 풋풋해보이는 요즘의 나는 진정 지치고 늙었나 보다. 만두와 사우나 이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하다. 늦은 저녁 떡볶이 한 봉지를 들고 귀가하는 길, 편의점에서 산 캔맥주에 빨때를 꽂고 훌훌 마시며 걷는 걸음이 행복하다.

 

무언가에 쫓겨 힘들고 지칠 때, 아무 데나 펼쳐서 읽으면 위안을 줄 것만 같다. 곁에 두고 종종 꺼내어 읽고 싶은 책.

사소하지만 즐거운 인생. 이만하면 충분하다.

 

#만두와사우나만있으면살만합니다 #사이토다카시 #와이즈베리 #북폴리오 #미래엔 #책읽기 #책읽는사람 ##독서 #book #reading #booklover ##절대행복론 #행복 #행복이별건가요 #만두와사우나 #멘토 #사소하지만절대적인 #행복의조건 #진정한행복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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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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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0] 혐오사회. 카롤린 엠케. 다산초당.

2016년 독일출판협회 평화상 수상, 독일 아마존 정치, 사회 부문 베스트 셀러. 똑 소리나게 생긴 저자의 사진. 강렬한 띠지, 강렬한 제목, 빛 바랜 빨강색의 책표지를 걷어내면 회색 속표지. 책표지를 넘기면 다시 보이는 빨강색 면지.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건조하고 냉철한 말투의 소제목. 저자 카롤린 엠케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역사와 정치, 철학을 공부했고, 전 세계 분쟁지역을 다니며 저널리스트로 활약,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전쟁과 사회적 폭력, 혐오 문제의 구조를 파헤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책소개 참고)

강렬하다. 모든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렬하다.

그렇지만 묘한 끌림이 느껴져 책장을 넘겼다. 추천의 말, 머리말을 읽으면서 머리가 지끈지끈해졌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어려웠다. 내 관심사가 아닌 정치 사회적 이슈를 철학적 언어로 풀어쓴 말이라서 더욱 어려웠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어나갔다.

-목차-
1.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2. 동질성 - 본연성 - 순수성
3. 순수하지 않은 것에 대한 찬미

심오하다. 나의 무지함에 어지러웠지만 철학적 목차에 대한 호기심으로 계속 읽었다. 1장은 비교적 쉬웠다. 사랑, 희망, 걱정, 증오, 혐오와 멸시에 관한 이야기들. 머리말보다 비교적 쉽게 이해되어 마음이 놓였다. 난민들과 흑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겪어보기 어려운 것이지만 간접 경험으로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2장은 어려웠다. 동질성, 성소수자, is 폭력에 대한 생각들. 여러 민족이 섞인 유럽 국가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들.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것들, 아무도 대놓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문제들을 저자는 표면 위로 드러내고 있다. 저자의 강단 있음과 냉철한 비판력이 멋져 보였다. 술술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저자의 냉철함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3은 저자가 생각하고 바라는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의 과제, 우리가 혐오하고 증오하는 것들이 과연 정당한가, 내 판단의 기준이 괜찮은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아주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아주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내게 밑줄을 긋는다는 행위는 한 번 더 읽어보면서, 밑줄을 지우며 곱씹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별표까지 쳤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또한 말해진 진실과 동맹을 맺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부류는 아니더라도 다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단지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가치의 동등함을 명백하게 표현해야 한다. (249)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력은 사실 그 누구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생겨나고 그들이 흩어질 때 사라지는 것이다." 이 말은 민주적이고 열린 사회의 '우리'에 관한 가장 적절하고 아름다운 묘사일 것이다. (...) 혼자서 '우리'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함께 행동할 때 생겨나고, 사람들이 분열할 때 사라진다. 증오에 저항하는 것, '우리' 안에 한데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용기 있고 건설적이며 온화한 형태의 권력일 것이다. (250)

전체적으로 어렵다.
어제 완독한 '코스모스' 13장에서 이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무기력함을 느꼈는데, 오늘 완독한 '혐오 사회'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진실에 귀 기울이고, 들려오는 모든 이야기들이 어떤 시선의 각도에서 다른 관점이 생겨났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234) 된다는 것.

내가 사는 곳 주변에도 조선족, 중국인,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들을 향한 내 시선이 혐오나 부정이 아니기를. 본래의 나 역시 전혀 그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공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혐오사회 #카롤린엠케 #carolinemcke #다산초당 #다산북스 #책읽기 #책읽는사람 #책 #독서 #book #reading #booklover #책 #증오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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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감정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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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48] 서툰 감정. 일자 샌드. 다산 30
완벽하고 싶은 나의 강박증은 책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 책을 읽을 땐 마음에 드는 구절 발췌하고 홀로 곱씹느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면 요즘은 더 멋지고, 좋은, 완성도를 가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책읽기의 진도가 좀처럼 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나 정리할꺼리를 하나둘씩 적으면 그만인데, 예민하고 까다로운 나는 이조차도 쉽지가 않다.

'서툰 감정'은 '센서티브' 작가, '일자 샌드'의 다음 책이다. '일자 샌드'는 덴마크에서 공부하고 목사, 교수, 상담지도사, 연설가로 활동하는 심리치료사이다. 책 전체에 느껴지는 따뜻함에 저자의 연륜이 느껴져 편안하다. '센서티브'가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토닥이는 글이었다면, '서툰 감정'은 나를 힘겹게 하는 감정의 실체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다. 양파 껍질 하나씩 벗겨내듯,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의 종류, 원인, 가벼운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가볍디 가벼운 깊이의 책이지만 책장이 도무지 쉽게 넘어가질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감정의 다룸이 쉽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무엇에 화를 내는가?"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슬픈가?"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는가, 아니면 거기에 내가 인지하지 못한 감정이 섞여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으면, 그 감정을 더 쉽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17)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무엇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무엇으로부터의 분노가 나를 이렇게 화가 가득한 상태로 만드는 걸까? 실체가 궁금한데 어떻게 해야 알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알수없음의 두려움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무기력함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분노는 매사에 예민한 칼날을 내비친다.
하지만 내 감정의 흐름과 원인에 대해 알게 되어 그 실체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다. 그래서 지금의 무기력함도 이정도는 괜찮다는 마음이 든다. 조금 안심이 된다.

내 감정의 삐죽삐죽함으로 미안하고, 불편하고, 속상하고, 화나고 열받고. 그저 '내탓이오' 라는 마음으로 내 감정의 실체를 들여다보지 않고 그저 묻고 지나치기 일수였는데, 시종일관 '괜찮아', '당연해', '잘 하고 있어.'라고 말한다.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내 속마음을 들킨 기분도 든다. 첫 장을 넘길 때 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까지, 이 책은 내게 매 순간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이런 류의 책은 읽을 때에만 위안이 될 뿐 실생활에서까지 그 편안함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나의 몰입과 학습력이 부족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책을 읽었다고 확 변하질 않는다. 약간의 위안이 되긴 하지만. 책은 책일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책을 덮는다.

그래도 13,800원 어치의 위로는, 아니 138,000원 어치의 위로를 받았으니 오늘 하루는 맘 편히 보내야겠다. 나의 서툼은 나쁜 게 아니다. 단지 서툰 것일 뿐. 이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자. 이런 나도 인정해주자.

#일자샌드 #서툰감정 #theemotionalcompass #다산30 #다산북스 #책읽기 #책읽는사람 #책 #독서 #book #reading #boo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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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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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곰 두마리가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있는 아기자기한 겉표지에 <나에게 정중할 것>이라는 진지한 제목을 가진 이 책.

한 때 치유, 심리, 책을 많이 읽어서 비슷한 내용에 질려 들여다보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의 첫인상도 그와 같았고 쉽게 읽을 수 있겠지 생각했지만 결코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한 숨에 몰아 읽기에는 어려운, 무거움을 지닌 책이다. 그저 평범한, 새로 나온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무게를 느끼는 이유는 지금의 내가 그만큼 지쳐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마음의 병의 실체를 한 번 더 들여다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호르스트 코넨은 독일의 심리학자이다. 저명한 인성코치이자 자문가로서 30여 년간 코칭과 상담을 해왔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탈진 증상인 번아웃 증후군 관련 코칭 전문가로 유명하다. (책 소개 참고)

<나에게 정중할 것>은 2007년 북폴리오에서 초판 발행된 <나는 내가 소중하다>의 개정판 도서이다. 미래엔 출판사에 와이즈베리와 북폴리오라는 두개의 브랜드(?)가 있다. 북폴리오는 소설을 주로 만드는 곳이고, 와이즈베리는 인문, 심리, 사회 등의 책을 주로 만드는 곳이다. 2007년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책이 어떠한 이유로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와이즈베리에서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어 2017년을 살고 있는 세상 피곤한 지금의 나에게 온 <나에게 정중할 것> 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10년 만에 새옷으로 갈아입은 이 책의 키워드는 'take care' 이다.


'나를 잘 지키고 돌보라'는 메세지가 가득 담겨있다.

 

'Take care'원칙과 체크리스트, 연습으로 나 스스로 나를 돌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가벼운 표지와 잔잔한 일러스트가 어울린 예쁜 책이지만 빠르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어떠한 이유로 내가 나를 지치게 할 때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 곱씹어 읽고 과제를 수행해야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나는 특히 2장과 4장을 몰입하여 읽었다. '책'이기에 나에게 딱 맞는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힘듬'과 '해결책'을 제시해주기에 모든 내용에 공감하고 빠져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수십년 동안 코칭과 상담을 해온 저자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그동안 쌓여있던 내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강박증으로 하루하루 지쳐가고 새로운 관계와 반복되는 힘듬을 겪을 것이다. 이런 나를 위해 이 책 마지막장에서 제시하는 우정계약서를 써 보았다. 언젠가 우정계약서를 다시 꺼내볼 때 아주 조금이라도 유연해진 나를 만날 수 있게 되길.

 

책을 다 읽고 덮었는데도 무거운 마음이 지워지지 않는 것은 아직도 정중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 스스로를 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 많이 읽기' 라는 행위에 끌려가지 않고 정중하게 책과 나를 대하고 남은 삶을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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