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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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이봄. 문학동네.


잠들었다가 깨서 어제 읽던 만화책을 꺼내어 다시 읽었다. 슬슬 감기 기운이 몰려오는 걸 보니 환절기가 왔나보다. 가을이 부쩍 다가왔다.


마스다 미리의 책은 한 두권 빼고 거의 다 챙겨보았다. 저자의 책에는 몇몇의 노처녀가 등장하는데 그중 마스다 미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70세의 아버지, 69세의 어머니, 40세의 딸이 함께 사는 이야기. 2년 전에 1권이 출간되었고, 현재 일본에서는 3권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노부부와 나이 많은, 함께 사는 딸과의 일상이 건조한듯 재미있게 그려진다.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느껴지는 쓸쓸한 끌림에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입. 마스다 미리의 책은 거의 소장한다. 왜냐하면 책의 무게와 내용의 깊이가 가볍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에피소드가 가득해서 두고두고 계속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른을 위한 그림책 같다.


환절기마다, 무리할 때 마다 늘 감기를 끼고 산다. 그럴 때 마다 나의 엄마가 나를 돌봐주시는 그 모습이 그려져 있어 웃프다. 나는 감기에 또 걸린 것 같고, 우리집 강아지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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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D 2017-09-0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짱시리즈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모으던 마스마 미리. 에세이도 좋지만 역시 4컷 만화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평균연령 60세 가족이란 제목이 재밌기만 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 씁쓸하지만 역시 공감가는 이야기 덕분에 계속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강아지도, blue314님 댁도 평안하길 바랍니다.
 
내 동생은 멍멍!
박혜림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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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내 동생은 멍멍. 박혜림. 창비.


글과 그림을 함께 쓸 수 있는 작가의 그림책에는 특별함이 있다. 글이 묘사하는 것과 그림이 묘사하는 것이 겹치지 않는다. 과한 겉치레나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노 요코', '마스다 미리', 그리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존 버닝 햄'. 그 외에도 훨씬 많겠지. 그림도 글도 과하지가 않다. 이러한 만능 그림책 작가들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는데, '사노 요코'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역시, 그 쎈스는 결코 배우거나 연습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고 느꼈다.


'내 동생은 멍멍'을 처음 봤을 땐 '강아지 동생을 갖고 싶은 언니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동생이 강아지로 변해 당황한 언니의 이야기'이다. 동생이 있는 언니 혹은 오빠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장난치거나,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


그림책을 읽으면서 문득 '순이네 어린 동생'이 떠올랐다. 그림체의 분위기나 내용 전개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읽었고 지금 읽어도 감동적인 그림책. 동생을 잘 챙기는 어린 언니의 귀여움이나 동생을 잃어버린 후의 긴장감이 아이의 뒷통수, 뒷모습, 시점이나 뛰어가는 동작에서도 느껴진다. 그림책에서 그림은 단순한 삽화가 아닌 또 다른 글이다. '내 동생은 멍멍'의 저자도 그림으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방 안에 있는 인형들의 시선, 모든 페이지에 나타나는 강아지 등 정말 많다. 그래서 과한 느낌이 든다. 주인공 민지와 은지, 강아지의 귀여운 표정 묘사는 탁월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하고 심심하다. 글과 그림의 조화가 어색하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미대를 졸업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한 저자의 첫 책. 첫번째 그림책을 세상에 내놓은 박혜림 작가를 응원한다. 다음책에서는 그림에서 힘을 좀 빼고, 글에 깊이와 의미가 좀 더 담기기를.


맨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재미있다. 우습고 허무하고 신기한 그림책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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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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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시공사.

 

 

만다꼬?!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글을 쓰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

알만한 유명한 광고에 카피를 썼던 김하나의 세번째 책. 잘 나가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이자 블로거로서 일상을 바탕으로 썼던 칼럼과 여행하는 동안 소통과 기록을 위해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엮어낸 책이다. 프롤로그에 밝혔듯이 여러 글들을 모아 놓고 그 중 하나의 소제목이었던 '힘 빼기의 기술' 이 책제목이 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잘 어울린다.

 

'Truth well told'


잘 이야기된 진실을 잘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잘' 찾아내는 그녀의 글솜씨가 돋보이는 책이다. 최근 읽었던 에세이들 중 가장 좋았던 책이다. (물론 내 취향 리트스 일순위는 '사노 요코'의 책이다.)

일상 이야기가 담긴 전반부보다 여행지에서 글이 담겨있는 후반부가 훨씬 더 재밌게 잘 읽히는 건 여행지에서의 글이 좀 더 '힘이 빠진' 상태에서 썼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가 삶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그려지는 정직한 글이 참 좋았다. 비록 그것이 '잘 이야기 된 진실'일지라도 진실로 느껴지게 쓰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니까.

 

이 책을 다 읽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1. 요즘 핫한 홍보 수단은 인스타의 입김이다.
2. 요즘 핫한 일러스트는 수영하는 그림, 수영장이다.
3. 요즘 핫한 여행지는 남미이다.
4. 바르셀로나에 가서 셰리주를 마시고 싶다.

 

"밖에 비가 온다구? 무슨 걱정이야. 오늘은 집에서 바나나 팬케이크나 부쳐 먹자구."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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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너무해 너무해 시리즈 1
조리 존 지음, 레인 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 미디어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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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너무해. 조리 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창비.

그림책을 좋아한다. 글과 그림, 책의 모양과 크기 등 호기심 많은 내게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이 짧고 귀엽고 재미있는 출판물. 글 작가, 그림 작가, 번역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예술품. 그림책은 어린이만을 위한 쉽고 유치한 책이 아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사노 요코의 '백 만번 산 고양이'를 열 번도 넘게 읽었고 지금도 볼 때마다 뭉클하다.

글 작가, 그림 작가의 궁합이 어떠한가에 따라 술술 읽히는 책이 있고, 그렇지 못한 책이 있다. 그래서 늘 둘이서 콤비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고, 홀로 둘 다 해내는 능력자도 있다. 간혹 처음 보는 글 작가 또는 그림 작가와 유명한 그림 작가 또는 글 작가의 조합도 있는데, 그런 책은 조금 모험이 필요하다. 그림책만의 예민한 완성도의 세계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들의 전작이 무엇이었는지 꼭 살펴보게 된다.
'펭귄은 너무해'의 글 작가 조리 존은 '곰아 자니?'를 썼고, 그림 작가 '레인 스미스'는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을 그렸다. 1단계 통과. 일단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 옮긴이는 김경연이다. 모든 번역책이 그렇지만 번역가의 능력에 따라 책의 깊이가 달라진다. 토시하나로 읽기 불편한 글이 있고, 술술 읽히는 글이 있다. 원작의 뉘앙스를 제대로 읽어내려면 번역가의 내공이 꼭 필요한데, 김경연 번역가는 '책 먹는 여우', '행복한 청소부' 등을 번역했다.  여기도 통과. 이제 마음 놓고 책장을 넘긴다.

투덜이 스머프 같은 투덜이 펭귄의 이야기. 생김새도 귀여운 펭귄이 주인공인 그림책은 정말 많다. 내가 읽은 것 중 기억 남는 책은 '펭귄 365'. 귀여운 펭귄의 모습만 봐도 힐링 자체. 어른이 봐도 귀여운 모양의 펭귄이 투덜투덜 불평불만을 품는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마치 오늘 하루를 보낸 내 모습을 보는 것 처럼.' 펭귄의 투덜거림은 띠지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투덜투덜 어쩜 저렇게 수다스러운 펭귄이 정말 있을 것만 같은 말투. 띠지가 있는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그림책에서 띠지는 꼭 필요하다. 아무튼, 그렇게 투덜거리는 펭귄에게 조근조근 조언하는 바다코끼리의 토닥임에 먹먹했다. 힘겨웠던 오늘 하루를 대하는 내게 그림책이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다.
 
부리가 꽁꽁 얼었어
밤이야? 벌써?"

귀염둥이 투덜이 펭귄은 바다코끼리의 토닥임을 잠깐 느끼다가 다시 또 투덜거림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어린이라고 힘든 일이 없진 않겠지, 어른도 똑같다. 우리는 모두 투덜거리다가 '괜찮아' 위로의 말을 듣게 되면 마음을 조금 놓게 된다. 내일 또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지만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된다면 잠깐 마음을 놓는다. 사소하지만 당연한 이야기. '펭귄은 너무해'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잠깐 지칠 때 펼쳐 보면 투덜거림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책.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읽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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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즈 ECHOES
아유미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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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만화책을 '완독 서평 목록'에 넣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어쨌든 읽었고, 쓸 꺼니까 완독 목록에 넣기. '슬램덩크 여성편'이라는 출판사의 홍보 문구는 적절했다.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 세이는 천방지축 귀여운 마음 여린 소녀. 농구를 잘 하지만 아웃사이더처럼 겉도는 친구 아스카를 살갑게 챙기지만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 아스카. 그리고 선배들과 한 팀으로 화합되지 않은 채, 전국 대회를 맞이했고 애매한 대진표를 받았다. 경기하는 당일, 그 순간 펼쳐지는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

 

이야기의 구성도 농구 경기와 닮아있다. 구기 종목 중 비교적 작은 공간, 5명이서 얼만큼 서로를 알고 의지하고 돕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한 두번 가본 농구 경기장의 분위기를 아직도 좋아한다. 풋풋한 여고생들의 운동 이야기가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좋아하던 팀의 경기일을 기다리고 응원하던 어릴 적 내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후속편이 따로 없고 이 한 권이 완결로 후루룩 금방 읽어버렸지만 이 한 권에 내가 생각하던 농구 이야기가 전부 담겨있다.

 

#에코즈 #아유미 #아르테팝 #artepop #만화 #농구 #농구만화 #북이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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