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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바로 쓰는 손글씨 & 캘리그래피 -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손글씨 DIY
김연서 지음 / 에듀웨이(주)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 막막했다. 붓을 포함해서 다양한 필기구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은 사진을 보니, 단촐한 내 필기구 사정이 떠올라서 나는 제대로 사용도 못해볼 책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동네 문화센터에서 가끔 보이는 캘리그래피 수업에서도 뭔가 돈이 많이 드는 취미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연습하는 부분이 '붓'을 기준으로 되어 있어서 더욱 그랬다. 일단 나는 붓이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을 사용해보자고 붓을 사기에도 조금 애매했다. 붓펜이라도 써볼까 했지만, 마침 공부방에 다 가져다 놓아서 손에 쥔 건 없었다. 그래도, 캘리그래피에 대한 호기심과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근처에 굴러다니는 버리려고 모아두었던 골판지에 수성펜으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려웠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물론, 붓처럼 다양한 터치나 조절이 애초에 불가능했지만...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약 2시간정도동안 책을 흩어가면서 골판지들을 사인펜 범벅으로 만들어갔다. 처음에는 올릴까도 했지만, 왠지 창피해서... 그리고 어딘가에 올리려고 쓰는 순간 이미 그것은 솔직하게 즐길 수 없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버려두었다. 그 중에는 비록 사인펜이지만 나름 마음에 드는 것도 있었다.(물론, 책을 읽으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지만)
즐겁게 즐기다보니, 왠지 붓을 구해서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우연히 파버카스텔의 고급형 붓펜(?)느낌이 드는 비싼 필기구를 가진적이 있었는데, 지금 안보이는 걸 보니 역시 공부방에 가있나 보다. 어쨋거나, 그녀석으로 다시 연습해보고 싶어진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붓도 구해서 이 책에 있는 농담이나 선긋기 튜토리얼을 다시 해보고 싶기도 하고..
처음에는 캘리그래피가 그냥 휙휙 긋는다가 전부인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름 따라해보니..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부분을 기초에 할애하고 있는데(물론 다른 책을 보거나 이쪽 공부를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타도서&강좌와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전반부는 선긋기, 돌리기(?) 한글 자모 24개를 가나다 배울 때로 돌아가서 쓰기..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한글 자모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특히 자음부분은 획의 시작이나 돌리기, 끝나는 곳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느낌이 나는가를 여러 예시와 함께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쪽에 대한 이해가 책을 읽기전보다 깊어져서 이득본 기분이다.
본격적으로 캘리그래피를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같이 그냥 손글씨에 관심이 있거나 무언가를 쓰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 같다. 요즘 컬러링북이나 점잇기 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녀석들 못지 않은 책인 것 같다. 가격이 좀 비싸긴 한데.. 사실, 책에 들인 정성이 보여서(점따라하기 같은 부분) 이부분은 각자의 선택에 맡겨야 할듯.
내가 본격적으로 따라해본 부분은 전반부의 손글씨&캘리그래피 파트1,2 기초부분인데, 파트3과 파트4도 흩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파트3은 캘리그래피를 컴퓨터로 가져오는 방법을 담고 있는데, 괜히 필요한 부분만 간결하게 잘 설명하는 것 같다.(물론, 내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쓸줄 알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수도 있지만...) 파트4는 실생활 활용인데, 간단한 컵에서부터 노트,가방 등등.. 나도 이 기분을 계속 가져간다면 노트에 캘리그래피를 활용할 것 같다.(예전에 몇번 시도했었는데 영 글씨가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글씨에 대한 이해가 어느정도 생겨서.. 다음에 여유있을 때 도전해봐야겠다.)
결론. 조금 비싸지만(?) 글씨쓰기 좋아하거나, 낙서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들.. 또는 글자에 대해서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서점가서 한번 봅시다. 서점서 왜 봐야하냐면.. 안보고 내말만 믿고 덜컥 구입했다고 난 환불못해주니까 :D 그럼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