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다섯 가지 대답 - 더 나은 삶을 위한
뤽 페리 & 클로드 카플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한창 피가 뜨겁던 학창시절에, 철학에 관심 한 번 안가져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는데,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 하나.. 어려웠었다. 개론서는 많았지만, 하나같이 어려웠고.. 가장 그럴듯해 보이던 요하네스 힐쉬베르거의 빨간 책들.. 한 때 열심히 읽었었다. 내가 읽었던 철학 개론서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교과서적이라는 점이었다. 시대별로 나뉘어진 통사적 구성에 철학적 개념들과 중요한 사상가들을 배열해놓은 구성..흔하지만 독자도 익숙하기 때문에 편한, 그래서 많이 활용되는 구성이었다.


 이 책은 그런 타입이 아니다. '대화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처럼 한 사람의 개론서가 아니라 '뤽페리'와 클로드 카플리에의 대화록의 형식을 띄고 있다. 이런 대담형식의 책이 처음 나오는 건 아니다. 외국에서는 푸코를 비롯한 여러 사상가들이 이런 형태로 대담을 진행 후 책으로 출간, 번역되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10년사이에 이런 대담 형식의 책들이 종종 보인다. 문제는, 이런 책들이 인기를 끄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대담형식이라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잘 안 맞는 게 아닌가 싶다. 프랑스 등지에는 토크쇼문화가 발달해 있고 더불어 '바칼로레아'라는 시험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간에 논리적으로 대담하는 것이 하나의 즐기는 문화가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류층 내지 지식인층 소수에 그칠 뿐이다. 책을 출간하는 분들은 그런 문화적 변화를 기대하며 책을 내는 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나도 대화체는 읽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책의 구성은 꽤 괜찮아 보이고, 저자의 언변술 역시 세련되어서 철학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기분으로 읽으면 흥미로운 독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단순히 잡담하는 토크쇼가 아니라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시작해서 철학사를 시작부터 현재까지 살펴보는 체계적인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서 얻는 게 많을 책일지도 모르겠다.


덧1 :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낯선 이름이었던 뤽 페리의 책이 3권이나 출간되었는데, 뭔가 계기가 있나 궁금하다. 유명한 서평자인 로쟈가 책 뒷면에 적은 것처럼 프랑스의 신철학 3인방으로 불렸고 일반 대중에게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빼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이라지만 우리나라에는 영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무언가 계기가 있었을까? 94,98 그리고 2008,2011년에 4권의 저서가 검색이 되는데, 올해 5월에서 4달사이에만 3권이 나왔다. 그것도 하나같이 대중적인 저서들만. 이유가 살짝 궁금해진다.


덧2 : 사랑이라는 단어가 철학책인데도 꽤 많이 나온다. 예전에 좌파진영에서 유명하셨다는데, 조금 의외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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