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의 프리퀄 격의 소설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흥미를 갖게 된 책이다.
쥬라기 공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작은 1990년에 발표된 마이클 크라이튼의 동명의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 난 상태에서의 느낌이지만 쥬라기 공원의 프리퀄보다는 스핀오프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이유는 등장인물이 겹치는 것도 아니고 시대적 배경만 이전일 뿐이지 이야기는 전혀 다른 서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은 기대보다 더 큰 재미가 있었다. 우선 이야기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금방 읽힌다.
또한 배경 또한 낯설지만 재밌는 설정이다. 영화와 미드로 유명한 웨스트 월드에 등장하는 미국 서부의 배경과 맞닿아 있다. 영화 웨스트 월드는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배경적 요인이 유사한 것도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18세의 주인공 윌리엄 존슨이 라이벌과의 내기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창 인디언과의 전쟁과 금을 캐내는 작업이 성행하던 1876년 미국 서부를 여행하기로 내기를 하게되었고, 사진을 찍을 줄 모르면서 사진 기술을 배우는 열정을 보이며 서부여행을 떠나는 예일대학 마시 교수의 화석 연구 탐사대에 합류하게 된다.
목적지도 알려주지 않을 만큼 의심이 많고 끔찍한 라이벌 관계의 코프 교수를 경계하는 마시 교수에게 끊임없이 의심 받으면서 여행을 시작했지만 윌리엄은 머지않은 시점에 마시 교수에게 버림을 받는다.
우연히 코프 교수 일행에 합류하게 되면서 여정은 계속되고 마침내 미국 서부에 이르러 "용의 이빨"이라고 일컫는 화석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화석과 함께하는 그의 귀환은 난관의 연속이고 코프 교수 일행에서 떨어지게 된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위기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윌리엄은 데드우드에서 머물게 되고 사진사 일을 하면서 돌아갈 채비를 마련한다.
그 과정에서 서부 총잡이 액션씬이 펼쳐지고 화석을 빼앗으려는 도둑을 죽이기도 한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딕과의 총싸움 장면이다. 공룡 화석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주인공 윌리엄에게 딕은 형제의 복수를 다짐하며 총 대결을 제안한다.
서부극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한 긴장감이 맴돌면서 주인공이 급하게 배운 총잡이 요령을 어떻게 실전에서 쓸지 궁금해지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런 부분이 "서부 총잡이"와 "공룡 화석 발굴"을 절묘하게 섞은 이 소설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험난한 여정이 안쓰러우면서도 따라가기 바쁘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은 처음 접하지만 왜 그가 쥬라기 공원으로 유명해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소설에서 공룡의 등장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미리 공룡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하지만 공룡의 등장 없이도 충분히 긴장되고 재밌는 사건들이 펼쳐진다는 것은 꼭 알고 이 소설을 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