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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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이 의미하는 바는 글자 그대로의 뜻도 있고 사람들이 흔히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껍데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타인의 시선에 그토록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서울대를 나와 고등학교 교사의 삶을 살았지만 순탄하지 않았고,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 작가 스스로의 이야기는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패션과 스타일링에 더 관심을 가지며 살고 싶은 자기 자신을 찾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소요된 것 같아 보였다.



책은 작가의 경험담이면서 작가의 조언이 담겨있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 패션 트렌드에 대한 조언, 여행, 사랑 이야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등 절묘하게 샤넬백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주제들도 작가의 시선으로 스타일링과 패션에 버물러진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싶다.

대학생들의 과잠 에피소드에서는 날씨가 몹시 추운데도 불구하고 과잠이라고 불리는 대학교 명과 학과명까지 적힌 야구 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교 후배들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서툰 어린 학생에 불구한, 그래서 학교명과 학과명에 자신을 기대는 자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었다.

미녀와 야수의 에피소드에서는 개스톤이 돈과 권력으로 트로피 와이프를 수집하는 것을 묘사하며 왕자를 찾아 시집 잘 갔다는 이야기를 듣기만을 바라는 이 시대의 시선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나아가 진짜 왕자를 찾는 방법, 그리고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어진 사랑 이야기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클레멘타인과 조엘에 대한 그들의 이별과 사랑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기억을 삭제하는 과정의 어리석음에 있어서도 결국엔 다시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는 그 이야기 안에서 작가는 둘의 운명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에 포커싱을 맞춘다.

귤색의 클레멘타인의 머리카락은 희망의 색으로 조엘이 클레멘타인을 만났을 때 그 색에 이끌려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만났을 때도 그들은 같은 이끌림으로 서로를 만나지만 "사랑하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툰 초보자이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다시 사랑하기의 고통을 겪는 것이었다. 결국 그들이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지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글로 쓰여있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여행 에피소드에서 작가는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정의해본다. 그러면서 재밌게도 여행 = 쇼핑이라고 생각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 느껴졌다.



또 하나 재밌는 부분은 영화 "더 리더"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물의 의미,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에피소드로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은 곧 나를 알아봐 주는 마음이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소통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챕터에서는 책의 흐름이 완전히 처세술서의 전형적인 측면으로 흐르다가도 놀라울 정도로 다시 주제로 돌아오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책에 보라색 페이지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그렇게 가볍지 않은 작가의 생각과 진심 어린 조언으로 가득 찬 check list, How to, To do, Q & A로 구성되어 있다.

다소 챕터 본연의 주제와 어긋난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작가의 생각과 문제, 현상에 대한 접근 방법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페이지라고 볼 수 있다.

나름 진지하며 현실 기반 조언이기 때문에 여성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내가 아닌 껍데기들을 벗어던지는 과정에서 작가의 경험과 고통, 고뇌의 시간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타인의 시선에 보이는 내가 아닌 스스로의 나를 찾는 삶을 살자는 책을 관통하는 깊이 있는 주제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샤넬백은 더 이상 샤넬백이 아니다. 이제는 샤넬백을 버리고 진정한 자신의 가방을 찾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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