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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평점 :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 현대문학
*'종이의 밀실'에서 벌어지는 연애 소동극!
*<금각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선보이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소설!
다음과 같은 고민을 가진 분께 이 책을 권합니다.
"사랑에 플라토닉이 어디 있니?"
상대와 농염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편지를 쓰고 싶으신 분
"내가 아니면 저 사람도 안 돼!"
사랑의 라이벌을 티 안 나게 비방하는 편지를 쓰고 싶으신 분
"당신의 돈은 빌리겠지만 자존심은 팔지 않겠습니다."
호기롭게 돈을 빌리는 편지를 쓰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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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편지를 몰래 들여다보는게 이런 기분일까?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며
숨겨져 있는 비밀얘기들을 몰래 꺼내서 보는것처럼
아슬아슬하면서도 묘한 기분이 느껴졌는데
책에 나오는 5명의 개성이 너무 달라서
편지들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p7
다섯 사람은 저마다 생활 속에서 울거나 웃고, 사랑하거나 차이고, 돈을 빌리거나 거절당하고, 또 한편으로는 시치미를 떼며 고상한 사교편지를 쓰고, 혹은 서로 미워하거나 비웃고, 남에게서 받은 연애편지를 서로에게 보여주는 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45세의 당당한 성격의 미망인 고리 마마코
마마코와 동갑내기 남자 친구인 야마 도비오
고리 마마코의 영어 학원을 다녔던 20세 여자 가라 미쓰코
가난하지만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인 23세 청년 호노오 다케루
낙천적인 성격으로 텔레비전에 빠져있는
미쓰코의 사촌오빠 25세 마루 도라이치
서로를 향한 우정과 사랑, 음모와 배신, 질투가
오가는 편지속에서 드러나는데
지금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표현들도 있지만
1966년에 연재된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세련되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마루 도라이치가 참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졌는데
처음에는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방에 틀어박혀서 텔레비전만 보는게
은둔형 외톨이같이 느껴졌는데
자신이 원하는 컬러텔레비전을 사기 위해서
마마코에게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는 편지,
케이크가 너무 맛있었다고 더 사달라는 편지,
스파이를 자청하며 결혼식 정보를 쓰는 편지 등등
읽을때마다 처음엔 어이없어서 웃다가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누군가의 설명이 없어도
서로에게 보낸 편지들을 통해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그래서 누가 질투하고
누가 그 사랑을 방해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갈등이 고조되었다가 풀리는등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부분이
책을 읽으며 참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부분도 평범하지 않게
작가가 독자에게 쓴 편지로 마무리가 된다
작가가 말하는 편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
그건 바로 받는 사람의 이름을 틀리지 않는 것이다
*p268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목적을 향해 매진하고 있고 사람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일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당신이 쓰는 편지에는 생생한 힘이 갖추어지고 타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렸을때 친구들과 자주 썼던 교환일기를 보는 것 같은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에 담긴
그 시절 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즐거운 추억속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