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너머의 세계전민식 장편소설 / 은행나무*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전민식 신작 장편소설"'너머'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너머'는끝이고 마지막이며 다른 세상이었다."자신이 있을 자리를 잃어버린 이들이운명처럼 모이는 이곳에서죽음 너머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다---------------------------------------------처음 제목을 봤을 때길 너머의 세계에는 무엇이 있을까길 너머의 세계는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이 책에서 말하는 '너머'는수목장의 이름이었다공동묘지와 옥수수밭 사이에 세워진 수목장 '너머'양지량이 터를 닦고 전국에서 나무를 사다 심기 시작한게20년 전의 일이고 수목장은 3년 전 문을 열었다외도의 정원처럼 꾸미느라 17년이 지난 후에야 문을 연 너머잔디에 물을 주기 위해 수도관을 곳곳에 설치하고겨울을 대비해 수도관에 열선도 감아놓고곳곳에 놓인 벤치는 기대기 좋을 만큼 기울여져 있는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의 양지량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도현, 소미, 우중 세 사람이고이들 중 사장인 양지량을 직접 만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베일에 쌓여있는 인물인 양지량은이야기가 끝날무렵창문 사이로 손을 흔들어줄뿐 결국 등장하지 않았다너머에서 일하는 세 사람 모두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었는데수목장에서 일하며 골분을 묻고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는그 시간들을 통해, 마지막에 키다리아저씨처럼그들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주는 양지량을 통해그 아픔과 상처를 조금씩 회복해나간다📚p175"꽃도 나무도 비도 바람도 태양도 사람들도 모두 평등해지는 순간.""그런 게 어디 있어.""죽으면 모든 게 평등해져."📚p331"사람은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다독여준다고 해서 정말 위로가 되고 평온을 얻는 게 아닌 것 같아. 진짜 위로와 평온은 진짜 비극과 슬픔을 인정해야 가능해지는 것 같아. 안심으로부터 시작되는 위로가 아니라 한바탕 눈물을 흘려버려서 정화되는 위로여야 진짜 위로인 거지."급박하거나 자극적인 대사도 사건도 없다그저 너머 수목장에서 일하는 세사람의 일상을 통해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잔잔하게 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조용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힐링소설이었다지난 일요일 믿기 힘든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연말,그래서 이 책이 더 따스하게 마음을 달래준것같다 세상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려대부분의 사람들이 꺼리는 수목장에서 일하게 되었지만그 곳에서 서로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며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고진심으로 골분을 묻고 추도하는 모습들에서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