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권을 읽고 만 리를 걷다
박경구 지음 / 산지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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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을 읽고 만 리를 걷다
박경구 지음 / 산지니

*비근하면서도 이성적이고, 간절하면서도 상식적인 것들을 찾아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찾아야 할 아름다운 마을이 있고,
만나야 할 착한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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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을 읽고 만 리를 걷다는 제목도
아름다운 풍경의 표지도 너무 인상적인 책

나는 내년에 40살이 된다며
언제 이렇게 나이들었는지 깜짝깜짝 놀라곤했는데

이 책을 쓰신 박경구 할아버지는 80대라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다

주변 지인들과 한해 한해 나이 먹을수록
노는것도 힘들다는 우스겟소리를 했는데

변호사로 한참 활동하신 후에
자유롭게 걷는 여행을 하신 이야기를 읽고나니
그동안 내가 했던 말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 어려운 시기에 농갓집 6남매 중 다섯째로 자라신 작가님

어렸을때부터 감상적이며 호기심이 많아
한 장소나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를 못하고
노상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별난 아이였다고 한다

한글을 사흘 만에 익히고 책에 빠지게 되면서
5학년부터 활자중독 증세가 절정에 달했고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작가님의 어린시절 이야기에서
역시 평범하지 않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본어와 영어를 책을 보면서 익히고
부족한 부분들은 스스로 책을 보며 공부하셨던 작가님

미군으로 들어가 영어라도 익혀 나오고 싶은 마음에
카투사가 된 모습에서 배움을 향한 끝없는 열정이 느껴졌다

1장과 2장에서 작가님의 살아온 시간들과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 후

3장부터는 작가님이 여행을 다녀오신
일본, 프랑스, 스위스, 독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혼자 여행을 하시는 작가님은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 않고 도착하는 날 숙소만 예약한 후
그 도시에 가서 보고싶은 것들을 보며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걷다가 지치면 카페에서 쉬거나
강가, 잔디밭에서 운동화를 베개삼아 낮잠을 즐기고
관심있는 작품들을 보러 미술관에 가며
정말 자유로운 여행을 즐긴다

이 부분에서 정말 용기있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완벽주의자에 나름 걱정도 많고 계획형인 나는
어딜 가더라도 항상 정보들을 계속 찾아보고
식당, 카페, 가볼만한 곳들을 순서대로 일정에 넣어
완벽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여행을 한다

나와는 정반대되는 작가님의 여행 스타일에서
엄청난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부럽기도 했다

일반적인 여행에세이나 여행책자와는 달리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사진도 자세한 소개도 없었지만

작가님이 그 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보고 느꼈던 감정들과
여행하는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들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정겨움이 느껴져서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p86
일단은 공평하게 주어진 이 시간을 어떻게 쪼개 쓰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거기에는 공식도 원칙도 없다. 그저 각자의 처지나 취향이 있을 뿐.

시간배분에 대한 작가님의 이야기가 참 와닿았다

새해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나의 40대를, 50대를, 그리고 그 이후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나중에 80대가 되어서도
작가님처럼 꾸준히 책을 읽고 세상속으로 나가
온몸으로 세상을 느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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