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지나도 괜찮아안주현 에세이 / 메이킹북스은은한 표지위에위로하듯 적혀있는 제목흐르는 대로, 지나도 괜찮아...우리는 살아가면서많은 사람들을 새로 만나기도 하지만많은 사람들과 이별을 경험하기도 한다상대가 누가 되었든세상에 쉬운 이별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제일 처음 나온 친구와의 이별역시 그랬다친구의 생일을 맞아 함께 떠났던 계곡 물놀이에서구명조끼를 가져오지 않은 다른 친구에게 자신의 조끼를 건네고시간이 지나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 친구하나뿐인 아들을 잃고그 친구들을 원망하는 부모님에게다들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고개도 들지 못하지만수능이 끝나고 다같이 친구집에 찾아가친구 어머니께 정성을 담은 식사를 차려드린다그리고 이어지는 이별들도너무 과하지 않게 담담히 쓰여있었다북한에 가족들을 두고온 할아버지의 죽음할아버지가 남기신 손목시계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의 난을 할머니가 애지중지 키우셨지만결국 죽어버리고 빈 화분만 남게된다*p37내가 당신의 마음에 차는 행동을 하면, 투박한 손길로 그저 쓱쓱 머리카락 한번 쓸어 주셨던 할아버지, 가끔 당신의 그 소박한 사랑이 사무치게 그립다. 우리 집 빈 화분은 결코, 비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머금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난을 오늘도 키워내고 있다.엄마와 아빠의 이별자신에게 엄마에게 가라고 이야기하는 아빠가원망스럽지만 그래도 아빠를 향한 마음으로헤어졌던 등대를 홀로 찾아간다또 기차를 타며 우연히 만난 치매할아버지를 통해정겨웠던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음을 떠올리고할머니와 엄마를 힘들게했던삼촌의 모습들에 툴툴거리며 안타까워한다*p61-62나에게 두부는 용서의 한 조각이다. 끝내 마음을 풀 수 없을 것 같았던 삼촌을 향해 마음의 빗장을 허문 것은 할머니를 향한 이해의 마음인 탓이다. 뜨끈한 두부 한 조각이 이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삼촌에게 허락해 주길!흐르는 대로 지나도 괜찮다는 말은작가님 자기 자신에게도,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따스하게 위로가 되어주는 말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