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흐르는 대로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 다산북스*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항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그리고 아무도 사라지지 않았다.깊이 사랑한 모든 것은 우리의 일부가 되기에."준비 없이 다가오는 삶의 끝자락그 여정을 함께한 젊은 간호사가 쓴 아름다운 배웅의 기록---------------------------------------------죽음이란 무엇일까?죽는다는건 뭘 의미하는걸까?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기도 하고막막하고 막연하게 느끼는건죽음에 대해 무어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경험자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언제 찾아올지 모르는것이 죽음이기에삶을 살아가면서 가까운 사람을 잃기전까지는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아주 멀리 있는 걸로 생각하게된다이 책을 쓴 저자는 고등학생때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을 겪으며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다가대학생때 임신을 하며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보다가간호사가 되기로 하고 간호학교에 들어간다졸업 후 응급치료센터와 요양원에서 일을 하다가호스피스 간호사가 되고 그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며많은 사람들의 마지막 시간들을 함께하고 있다*p37-38그들은 온갖 치료법과 약물을 동원해 환자를 낫게 하려고 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환자가 남은 시간 동안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호스피스 환자는 병원을 전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 시간을 아껴 가족과 함께 보냈다.솔직히 호스피스라는게 아직은 익숙하지가 않다그렇지만 막연하게 나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해본다면뭐가 뭔지 다 알수도 없는 수많은 기계들로 둘러쌓여정신없이 처치를 받으며 눈을 감기 보다는나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편안하고 따스한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p75-76"고마워요, 선생님." 할아버지가 말했다."뭐가요?""죽음이 아닌 다른 걸 기다리게 해줘서요."이 문장이 마음에 콕 박혔다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큰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다보면너무 차갑고 기계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분들이 있다그분들도 나름대로 힘든 사정들이 있겠지만그래도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조금만 더 따뜻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때로는 작게만 느껴지는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가어떤 사람에게는 벅찬 감동으로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그냥 살기에도 힘든일이 가득한 세상속에서매일같이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한다는것은결코 쉬운일이 아닐것이다저자 역시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후회하기도 하고시어머니의 죽음을 더 편안하게 해주지 못한것에 대해커다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그래도 이 일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며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 너무 감사드린다누군가의 마지막 시간들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되고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