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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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장편소설 / 특별한서재

*청소년의 영원한 멘토, 사계절 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이옥수 신작!

"언제까지 호적 메이트로만 살 거야! 말을 해! 이제는 마음이 말할 때야!"

마음속에 얹혀 있던 말과 관계, 소통의 이야기

한송이꽃집의 송이는 몰래 본 엄마의 휴대폰에서
'북극곰'과 나눈 수상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북극곰'에게 엄마를 빼앗기는 게 싫은 송이와
홀로 송이를 키우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엄마.
서로 다른 입장에 두 사람 사이의 오해는 쌓여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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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송이의 입장도 엄마의 입장도
너무 이해가되서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는 성격차이로 송이가 초등학생때 이혼을 하고
송이는 엄마와 둘이서 살며 한달에 한번 아빠를 만난다

아빠는 재혼을 해서 아기도 있다

한참 사춘기 예민한 시기의 중학생 송이

엄마도 그동안 몇번 남자를 만나긴 했었는데
별로 좋지 않은 결말을 맞으며 관계가 끝난다

그런 엄마가 누군가와 연애를 하는 것 같다!

어린 송이가 느낄 불안함과 질투심, 걱정도 이해되고
한편으로는 엄마도 아직 젊은데
엄마로서의 역할이 있긴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누군가를 의지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너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p93-94
"할머니는 우리 송이도 자기 삶을 씩씩하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어. 송이야, 너도 언젠가는 엄마한테서 독립할 때가 올 거야. 그때를 대비해서 엄마한테서 조금씩 분리하는 연습을 해야 돼. 부모 자식이라도 너무 엉켜 있으면 안 좋아. 쾌적한 거리감을 두고 제 몫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서로를 위하는 거야."

주변사람들은 송이를 위로하면서도
송이가 엄마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엄마입장을 설명하지만
그럴수록 자기편은 없는것 같아 더 서운한 송이

요즘 이혼하는 가정도 많고
그러다보니 한부모 가정인 아이들도 많은데

부모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그 이후에
아이들이 받을 상처와 불안감들이
송이의 말과 행동을 통해 드러나 너무 안타까웠다

*p172-173
"잘 생각해 봐. '엄마'라는 말 속에 내포된 게 어떤 건지. 송이의 엄마 사용 매뉴얼은 딱 정해져 있잖아. 무조건 아가페적인 모성애로 송이를 위해 희생하는 여인. 내게 필요한 엄마, 한마디로 필요충분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그래서 엄마를 죽여야 한다는 거야. 송이 맘속에서 그런 엄마를 죽인 후 한 인간, 한 여자로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지. 엄마라는 해시태그를 붙여서 송이 생각과 고집만 강요하지 말라는 거야. 그럼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 인간 대 인간으로."

여러 갈등상황들을 지나며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더라도
서로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고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이야기하며
상대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맞춰가는 송이와 엄마, 아빠

항상 웃는 날만 있고 항상 행복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어렵고 힘든 날들을 함께 지내며
서로 단단하게 이어지는 것
바로 그게 가족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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