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걷는 소녀 - 2023 대산창작기금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15
백혜영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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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걷는 소녀
백혜영 / 밝은미래

*"분명 내가 꿨는데, 내 꿈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의 꿈을 걸어 다니는 소녀!
이 능력으로 비밀을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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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건 참 신기하면서도 특별하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꼭 그 꿈을 꿀 수 있는것도 아니고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깨고나서 기분이 나쁘기도 한
내가 꾸는것이지만 내 마음대로는 할 수 없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새별이는
꿈 속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사람의 꿈을 함께 꾼다

이런 설정만으로도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같은 상처를 가진 엄마와 딸이 보여서
마음이 참 아프면서도 뭉클해진다

어느 날 우연히 자신과 똑 닮은 여고생을 꿈속에서 본 새별이
그러다 그 소녀가 바로 자신의 엄마임을 알게된다

엄마의 꿈 속에서 본 내용들과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와 제일 친한 친구가 성수대교 붕괴로 목숨을 잃었고
자신이 늦어 친구가 평소 타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탔다는 이유로
엄마는 30년 긴 세월을 자기탓을 하며 살아왔다는걸 알게된다

새별이 역시 1년동안 의식없이 병원에 누워있는 동생이
놀이공원에서 자신때문에 안전장치가 망가진 놀이기구를 타서
엄마도 자신탓을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동생이 그렇게 된게 자신 때문이라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도, 놀이기구의 안전장치가 망가진 것도
전혀 여고생 시절의 엄마나 새별이 탓이 아닌데..

어른들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는데
전혀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마음에 너무나도 큰 짐을 지고 살아간다

새별이는 다른 사람의 꿈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 통해
어떻게 하면 엄마를 도울지 고민하고
결국 용기를 내서 엄마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게 돕고
자신의 상처도 치유해나간다

*p129
"너는 그러니까... 꿈을 걷는 소녀구나."
"뭐? 어딜 걸어?"
"다른 사람 꿈에 들어가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잖아. 그러니까 꿈을 걷는 소녀지."

*p202
"신경 안 써.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니까. 남들이 뭐라고 떠들어 대더라도 이 안에 있는 본질은 변하지 않거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참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p258
우리는 때로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쓰면서 알았다. 천겁의 시간이 지나도 결코 흐릿해지지 않는 기억 그리고 상처가 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일들이 역사 속에 박제된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함께 기억해주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쩌면 나도 너무 쉽게 이야기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질거라고,
살다보면 힘든 기억들도 조금씩 지워질거라고...

여전히 그 날, 그 시간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일들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에 나와있는것처럼
그저 함께 기억해주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갈 것이다

더이상은 이런 아픈 사고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모두가 평범한 하루속에서 평범한 행복들을 누리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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