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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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녕가
이영희 장편소설 / 델피노

그녀의 핏줄을 타고 흘렀던 강렬한 노래의 선율

여읜 어머니를 부르는 노래
떠나가서 오지 않는 동무를 기리는 노래
배신한 여인을 원망하는 노래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시간은 흐를 테고 그럼 지금 우리의 시간은 역사로 변해 쌓여가겠죠.
그럼 훗날의 사람들도 나를 손가락질할 거예요.
헌데도 노래를 향한 내 열망은 꺼질 줄을 모르니
왜 우리 아버지는 내 이름을 불꽃이라고 지었을까요?"

그리하여 한국 현대 가요사의 첫 길목에서 불꽃처럼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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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도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고
책을 덮고나서도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시간속에서
노래를 사랑했던 화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흥이 있고 한이 있는 우리민족
기쁠때도 슬플때도 노래로 그 마음을 표현하고 달랬는데
그래서 이 책에는 옛날 노래들이 많이 나온다

음은 모른채 적혀 있는 가사만 읽을뿐이지만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느껴지니
마음이 더 아파온다

특히 락화유수 공연날,
막이 내리고 일본인들이 모두 떠나고
대한의 백성들만이 극장안에 있을 때
모든 사람이 함께 부르던 아리랑

그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망국을 위로하고 백의 민족의 자유를 찬양하는 노랫가락,
일본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민족의 가락,
가사를 붙여 부르자면 한도 끝도 없는 우리 가락

그래서인지 아리랑을 들으면 항상 마음이 뭉클해져온다

*p87
그리고 명심하거라. 너의 재주는 바로 이때를 위함이다.

*p231
이윽고 불꽃 한 덩어리가 무대에서 객석으로 뛰어내렸다. 안고 있던 벤또가 객석 여기저기로 흩어져 날아갔다. 곧이어 콰쾅! 격렬한 폭발음이 연속하여 터졌다. 진주부 전체가 흔들렸다. 온통 암흑이었다.
그리고 10개월 후, 대한제국은 해방을 맞이하였다.

잃어버린 나라를 위한 일을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차마 말로 꺼내보지도 못한 사랑하는 인서

나라를 위해 죽어가는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수밖에 없었던 기구한 화녕의 운명

그렇지만 그 노래가 있었기에
화녕은 어떤 설움과 핍박도 견디고 살아낼 수 있었을것이다

이름처럼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화녕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화녕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을것임을 알기에
더 마음이 아파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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