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안톤 체호프 지음 / 열린책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아내를 천박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하며 수시로 바람을 피우는 구로프가 휴양지 얄따에서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는 안나를 보고 반하게 된다. 휴양지는 곧 독자들에게 일탈의 장소로 이해된다. 의식의 흐름대로 그들은 대화하고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다보니 어느새 정이 들어버렸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서도 서로에 대한 감정을 추스러지 못해 둘은 남의 눈을 피해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타인에게 혹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의 끝은 어디일까? 둘의 사랑은 희미한 안개처럼 바로 앞도 보이질 않는다. 끝도 알 수 없는 둘의 사랑 속 안나는 점점 더 구로프에게 애착을 갖는다. 구로프는 수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 안나는 달랐다. 구로프가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다. 누구도 이 결말은 알 수 없다. 그저 막연하게 혼란스럽다는 것만을 표현 할 뿐이다. 안톤 체호프는 막연한 미래, 둘의 사랑이 어떤 희망을 품고 간다는 것만 남겨두었지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는 사귀고 가까워지고 헤어졌지만, 한 번도 사랑한 적은 없었다.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머리가 세기 시작한 지금,그는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page338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는 사귀고 가까워지고 헤어졌지만, 한 번도 사랑한 적은 없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머리가 세기 시작한 지금,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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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읽다보면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들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레이먼드 카버가 안톤 체호프의 위대한 문학예술을 추앙해 온 것을 보면 대략 짐작 할 수 있겠다. 소박하고 평이하며 평범한 인물들의 단조로운 일상, 그 안에서 비롯되는 사소한 이야기들이 체호프 작품 다수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총 1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작품들이 개성있었다. 혹자들은 그의 작품이 평이한듯 난해하다고 하는데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평범한 일상 속 주변의 이야기들로 다가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