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아래의 글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프세볼로트 메이예르홀트와 지나이다 라이흐 부부에게 바치는 묘비명 같은 것이다. 메이예르홀트는 그녀를 미친 듯이 사랑했다. 나는 그런 사랑을 본 적이 없다. 우리 시대에 그와 같은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왠지 불길했다. 결국에는 안 좋게 끝났다.그러므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무언가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아무 관심도 갖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다.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들은 사라진다. 모든 것, 특히 각별하게 아끼는 것은 반어적으로대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살아남을 기회가 조금이라도 많아진다.
98벌써부터 시내에서 온 사람들과 입주자들이 계단에 빼곡히 볼려들어 울고 서로 밀쳤다..… 목이 잠겨왔다. 나는 마야콥스키의 방으로 들어가서….… 한껏 울기로 했다.… 그는 샐쭉하고우울한 표정으로 벽을 향해 누워 있었고, 이불이 턱까지 덮여 있었다. 입은 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반쯤 벌어진 채였다. 이렇게 휴식의 순간에도 오만하게 모두를 향해 등을 돌린 그는 어디론가 떠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삶을 시작하고 끝맺지 못한 자의 표정이었다.
73모스크바에서 피아노를 쳐서 번 돈을 어머니에게 보내면서 꼭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활력, 기쁨, 에너지, 창조성, 예술, 영혼입니다. 우리는 영혼이 부자예요. 영혼의 삶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죠.….… 그러니까 어머니, 즐거운 일은 절대로 놓치지 말아요. 우리가 종종 보지 못하는 기쁨이 세상 도처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내가 공연해서 최소한 20루블을 벌었어요. 기쁜 일이죠! 표를 사지 않고 열차를 탔어요. 이것도 기쁜 일이죠! 세상 모든 곳에 기쁨이 있어요."
52예술은 인민의 것이다. 거대한 노동자 무리에 깊게 뿌리 내려야한다. 그들의 이해와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들의 감정, 사고, 욕망에 근거하여 자라야 한다. 그들 속에 있는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고 계발해야 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아직도 호밀빵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판국에 우리는 소수집단에게 케이크와 설탕을 주려고 하는가?.…….그래야 예술은 인민에게 다가가고 인민은 예술에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보편적인 교육과 문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성인이나 현자를 보지 못한다면, 그는 글씨를 베끼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채근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