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도 은행이 존재하지만, 권력이 먼저 형성되고 그 권력에 의해 은행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등장한 이후부터, 왕권과 신권을 중심으로 권력이 형성되는 패턴에서 벗어나 자본가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권력이 형성되는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졌다
미국을 비롯해서 아직도 상당수의 중앙은행이 민간 자본가들의 힘에 의해서 움직인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돈과 자산의 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공적 기관처럼 혹은 가치 중립적인 존재처럼 보이기 때문에 속기 쉽다. 더욱이 이들은 금융위기가 발발하면 구세주처럼 등장하기 때문에 천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날까지 아주 평온하고 건강하게 보였던 경제도 다음 날 위기 지표가 한순간에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위기가 갑자기 발생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위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평온한 지표 뒷면에서 지속적으로 자라고 있었다.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을 계기로 숨어 있던 위기가 표면으로 떠오른다.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미래 징후를 감지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위기가 발발하더라도 실제로 엄청난 금융 충격을 주거나 큰 경제적 위기로 비화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위기의 신호를 발견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시장의 변화를 관찰하면 얼마든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평상시에는 국가의 자존심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통화스와프의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중요한 미래 징후였다.
개인이 거대한 적과 벌이는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7개의 경제 전쟁 지도를 기반으로 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 나아가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시나리오를 세우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 오늘 신문에서 읽은 사건이 7개의 지도 중에서 어떠한 지도(시스템)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를 파악하고, 앞으로 전개될 단계별 미래 모습에 대해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자. 더불어 나와 경쟁하는 주체들이 그 지도 위에서 단계별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들의 각 행동이 내게는 어떤 위험을 키우고, 어떤 이점을 줄지 평가해보라.
이렇게 세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최선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시뮬레이션해보라. 반복해서 훈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 맞는 최선의 전략을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치밀해지지 않으면 거대한 경제 전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적은 우리보다 정보, 자본, 네트워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 상황의 변화와 상대의 전략과 전술을 완전히 파악한 후 이를 역이용하여 적의 심장부를 한번에 찔러야만 승리할 수 있다.
첫째, 경제는 단기적으로 대공황이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같은 뜻밖의 사태로 큰 충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그 충격을 회복하고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한다.
둘째, 투자시장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추종한다.
셋째,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보다 평균 3.5~4% 정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
100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며 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는 등 기업 판도에는 큰 변화가 있었지만, 주식시장 전체로는 계속해서 성장했다. 특히 금본위제에서 지폐본위제로 바뀐 이후 중앙은행이 원하는 만큼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면서 세계경제는 장기로 보면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제질서에서 현금을 지갑이나 은행에만 보관해 두는 것은 앉아서 손해를 보는 위험한 행동이다. 더욱이 조기은퇴와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겹쳐 오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투자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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