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세계 철학사
몇 가지 주도적 관점
위대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노년에 쓴 한 편지에서 평생의 작업에 관해 회상하는 가운데 자신의 연구가 세 가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세 가지 물음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믿어도 좋은가?
이 세 가지 물음은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생각하는 인간을 사로잡았던 핵심적 사안과 관련된다.
첫 번째 물음은 인간의 인식에 관련된 것이다. 세계는 어떤 성질의 것이며, 나는 세계를 어떻게 표상해야 하는가? 나는 세계에 관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그리고 (특히 이 점에 칸트는 중점을 두는데) 과연 나는 이 세계에 관해 어떤 확실한 것을 알 수 있기는 한가?
두 번째 물음은 인간의 행위에 관한 것이다. 나는 내 삶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가? 내가 이성적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 사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세 번째 물음은 인간의 믿음에 관한 것이다. 이 물음에는 우리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 할 때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우리를 사로잡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이 가능한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는 의문들이 포함된다. 더 차원 높은 힘을 가진 무엇이 존재하는가? 인간의 의지는 자유로운가, 아니면 자유롭지 못한가? 불멸의 존재란 것이 가능한가? 따라서 세 번째 물음은―이미 두 번째 물음도 그랬지만―종교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이 물음은, 우리가 그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도 요구할 수 있는 한에서는 동시에 철학의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많은 철학자들이 철학적 수단을 동원해 이 물음을 다루었고 그에 대한 답을 얻으려 시도했다. 과연 이러한 의문들의 답을 얻는 것이 가능한가? 더욱이 어떤 확실성과 논증을 근거로 한 답변이 가능한가?
세계 철학사 |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박민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