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거슬리는 것은 ‘개인적으로~‘라는 상투어다. 요즘 방송에서 개나 소나 죄다 말끝마다 ‘개인적으로, 개인적으로‘를 남발하고 있어 참 거슬리던데 이제는 대만작가의 글을 번역하는데도 이런 상투어가 계속 튀어나오고 있구나.
인간의 사유 형태가 정말로 그들 자신이 말하는 빙산과 같다면, 우리에게는 스스로 전혀 알지 못하는 기억과 사유의 재료 그리고 능력이 잠재의식의 해수면 깊은 곳에 가라앉은 채 남아 있을 것이다.
동산이 담을 넘어 들어와 후원이 되고, 후원이 담을 넘어 번져 나가면 산이 되고 만다. 담장은 자연 생긴 대로 쉬엄쉬엄 언덕을 넘어가고, 담장 안의 나무들은 담 너머로 먼 산을 바라본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책을 통해, 책에서 배워 안다.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도.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래도 저 하늘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연민과 사랑이 분명 존재한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었고,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