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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미치지 않았다 - 여자의 마음 이해하기
렙 브래들리 지음, 윤주란 옮김 / 홈앤에듀 / 2025년 3월
평점 :
시중에 나와 있는 여느 심리학적인 책들처럼, 그렇게 ‘여자’에 대한 이해를 말하고자 했다면, 당장에 책을 덮었으리라. 저자는 나와 같은 남자였다.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여자를 오해하고 있었다.
기독교지만 유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나는, 가부장적인 것인 것이 훨씬 질서처럼 여겨졌었다. 남자는 연약한 여자를 책임져야 한다. 남자는 여자보다 강하고 지혜롭고 뛰어나기 때문이다. 여자는 남자의 보호가 필요하며, 그렇기에 여자는 남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남자는 여자를 돌보며,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 그렇기에 여자는 남자를 인정해주고 높여주어야 한다.....
셩경적으로도 ‘여자는 남자의 다스림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것을 옳다고 여겼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나는 늘 여자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정말 진심으로 사랑한다. 어머니를, 누나를, 여동생을, 아내를, 딸을, 성도의 교제를 하는 자매들을 말이다. 힘들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수렁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책에서도 저자가 이야기했듯, 성경의 ‘연약한 그릇’이라는 말을 나름대로 오해해 버리게 되었다. 여자는 원래 부족한 존재이며,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자,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는 존재. 그래서 여자에게 핑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악과를 따먹도록 남자를 부추기는 존재. 남자는 그럼에도 여자를 사랑해서 여자의 말을 듣고 죄를 짓는 존재. 그렇게 좀 심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여자들을 남자를 유혹하기나 하는 미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내가 미쳐있었다. 남자에게 하나님은 왜 ‘돕는 배필’을 주셨는가? 남자를 돕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가 어떻게 남자를 도울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 그러니 남자인 나의 필요함으로서만, 그러니까 나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존재로서 ‘여자’를 생각했다. 그렇게 미쳐 있었으니, 여자를 어떻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자의 마음이 아닌, 여자를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 무엇하나 부족할 것이 없는 에덴 동산에서 ‘미친’ 여자 없이 차라리 남자 혼자 사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여자를 주신 것은 남자에게 부족한 것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여자를 주신 것이 아니다. 남자에게서 나왔지만, 여자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독립적인 존재이다.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왜 좋지 않았을까? 하나님이 주신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정말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것을 다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은 다 주어졌다. 그러나 최고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여자를 만들어 남자에게 데려갔을 때, 남자는 최상의 기쁨을 맛보았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우리는 어떻게 알고 사랑할 수 있을까? 일차적으로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자연 만물의 오묘한 섭리 속에서 하나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남자에게는 남자와 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어진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남자에게 부족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자에게 하나님을 직접 보게 하고 만나게 하여 느끼게 하며 사랑해야 할, 이를 도울 수 있는 하나님을 닮은 존재가 있어야 했다.
여자는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남자에게 없는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남자에게 자신을 알게 하고,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여자’를 주셨다. 여자는 미치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은 풍성함이다. 하나님을 더욱 알기 위한 그래서 더욱 사랑케 하기 위한 존재로서 여자가 남자에게 온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여자에게도 남자라는 존재는, 하나님을 더욱 알게 하고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여자든 남자든 모르는 것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려 들지 말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남자는 대부분 흥미를 잃어버리고 싫증내게 된다. 여자가 신비로운 존재로 우리에게 있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다. 그런 섭리를 모르는 것이 진짜 미친 것이다. 미쳤기 때문에 오늘날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이혼이 많은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하나님 앞에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각 챕터마다 나와 있는 ‘기도’를 진심을 다해 해야만 했다. 남자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여자를 창조하여 주신 하나님께 죄송했고, 너무나도 감사했다. 얼마나 달라지게 될런지, 자신할 수는 없겠지만, 더 풍성한 사랑을 하나님과 하나님 주신 여자들과 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기대가 된다. 이 책을 만나게 해주신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찬양한다.
하나님을 믿든 믿지 않든 남자들은 무조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