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출셋길 장원급제


정구선 지음
팬덤북스 2010.05.07
펑점


어렸을 때 TV브라운관을 통해서 조선시대에 과거 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었음을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 보면 일등을 해서 장원급제가 되면 풍악을 울리며 말을 타고 어사화를 머리에 꽂은 채 금의환향하는 장면을 종종

보곤 하였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이 정도쯤은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그 안으로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서 과거제도의 시스템과 과목, 운영체계와 시험자들의 자격요건 및 출제 방식과

장원을 뽑는 과정 등 복잡하고 다양한 과거 제도의 이면을 깊이있게 알고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과거제도는 그 뿌리의 깊이에서 느껴지듯이 우리 역사의

한 흐름을 주도하였음을 인정 안할 수는 없지만, 그 폐단과 불평등한 신분 사회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예라고 할 수

있겠다. 소수의 문벌 가문이 부를 모두 차지하고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 그런 자신들의 가문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술책이 오가고 권문세가의 집에서 장원급제가 나오는 일이 다반사였던 점을 살펴보면서,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요즘 우리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의 이기적인 심사에 씁쓸함을 느낀다.

 

과거에도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현대 시험장의 모습과 엇비슷한 점이 눈에 띄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부잣집 자제들은 시험 답안지의 종이 질이 근본적으로 달라서 종이만으로도 사람의 신분을 판별할 수 있는

잣대를 제공했다는 점도, 조선 시대에도 커닝 페이퍼가 있었다는 점도, 대리 시험자가 있었다는 점도 다 신기할 따름이다.

생각보다 치밀하고 복잡한 과거 시험의 단계별 시험 방식도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거기에 장원급제까지 한다는 것은 실로 가문의 영광이요, 집안의 자랑이자, 한 사람의 개인으로 봤을

때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출세의 길이고. 과거 시험을 제외한 인생의 또다른 출세 방법은 거의 전무한

페쇄된 조선 사회의 전무후무한 인생의 역전 기회인 셈이었다.

 

그러하니 모든 양반들이 과거 시험에 목을 매달 수 밖에 없었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 셈이었다.

과거 시험은....

하지만 이런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장원급제를 한다고 해서 인생이 모두 성공의 지름길을 향하는 법은 아니었다.

조선시대 다양한 장원들의 예를 보면서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일까 깊이있는 상념에 젖어본다.

안분지족하면서 마음의 행복을 누릴 때가 진정한 인생의 성공자가 아닐런지 하는 마음을 품어본다.

요즘도 사법고시, 행시, 외무고시 등등 수많은 과거제도와 비슷한 어렵고 힘든 국가 고시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여념이 없는 수 많은 대한민국 수헙생들에게 이 책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인사대천명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