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기 지음
현암사 2009.12.10
펑점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써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 알고, 내 나라에 대한 정확한
식견과 문화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에 관한 책 읽기를 즐기는지 모르겠다.
일제시대에 우리의 유수한 문화가 왜곡되고, 첨삭되어 졸렬해지고 나약해짐을
우리는 잊고 산지 오래이고, 당연시 뿌리깊게 각인된 점도 간과할 수 없겠다.
아직도 일제의 잔재에 의해 우리는 우리의 문화의 우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조선시대에는 중국(한족이 세운나라)을 언제나 섬겨야 한다는 사대주의에 빠져
한족이 세운나라 명나라만이 명실상부한 섬김의 대상으로 자리잡았고,
17세기에 이르러 명나라는 쇠퇴의 나락에 빠져있고, 대신 청나라가 실질적인 권좌에
올라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대의명분을 내세워 망해 가는 나라에 사신 보내는 일을
20년이나 지속하는 한심한 작태를 일삼기 일쑤였다.
이런 뿌리 깊은 사대주의가 면면히 우리들에게 알게모르게 이어져내려왔는지,
현세에도 이런 사대주의적 행태가 심심찮게 보여지면서 나를 슬프게 한다.
영어를 중간 중간 사용하면서 유식함을 들어낸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음식보다는
서양음식을 추종하고...나도 과연 이런 시대적 추세에 의연함을 갖고 대처했는지
자신있게 말할 수 없어 더욱 슬프다.
역사적 사대주의를 비판하며 장황하게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도쿠가와가 사랑한 책
삼국유사를 설명하기 위한 초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얼을 담아낸 삼국유사는 어릴때 국사시간에 누구나
들어본 친숙한 역사서일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전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십년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삼국유사가 걸어온 자취를 따라가보며 삼국유사의 파란만장한 지금까지의 일대기를
시대와 나라를 넘나들며 흥미롭지만 역사적 혜안을 갖고 바라볼 수 있게 저자의 많은
연구와 노력,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우리에세 안내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13세기 후반 삼국유사 집필, 16세기 중반 어는 경주 관아의 작은 창고에 묻혀있던 판본을
꺼내 손질하고 새로 인쇄, 17세기 초반 임진왜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역만리 일본으로
건너감, 20세기 초반 근대식 활자로 다시 태어남>
삼국유사가 거쳐간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해봤다.
제 땅에서 무려 600년이 넘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삼국유사는,
제 땅을 떠난 뒤 까마득히 잊혀졌고, 이국땅 일본에서 다시 태어나 20세기 이후에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임진왜란 때 퇴각하는 일본군에 의해 우리의 수많은 서적이 유실되었고, 일본에
넘어가는 참담함을 겪게 되었다.
그리고 삼국유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당대 권력가에게 바쳐졌고,
도쿠가와가 천왕에게까지 삼국유사 등 자신의 서가에 있는 32종의 가장 훌륭한 책을 엄선하여
빌려주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우수성이야 말로 다시 논할 필요가 없다본다,
이처럼 도쿠가와 집안의 중요한 가보가 되어 아주 온전하게 보관되어졌고, 그 덕에 우린
완벽한 삼국유사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참 아이니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우리 보다 먼저 삼국유사의 우수성을 간파하여 1904년 출판되었고,
우리는 선구자 최남선에 의해 1927년 서울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된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문화재, 전통과 정신에 관하여 얼마나 연구되고 보호받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연구가 지속적이고 집요할 정도로 무섭게
파고 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자문해보는 내 자신이 씁쓸하다.
언제쯤이면 이런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에 세계인들이 추종하는 날이 올지...
난 반드시 온다고 본다.
자신있게 믿을 만큼 우리의 문화유산은 세계적이고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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