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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양심 - 일본 헌병 쓰치야 요시오(土屋芳雄)의 참회록
하나이카 야스시게 지음, 강천신 옮김 / 지문당(JIMOONDANG) / 2017년 9월
평점 :
일본의 역사인식, 역사왜곡, 역사부정, 우리가 일본을 절대 믿을 수 없는 요인, 바로 그들의 역사의식입니다. 전쟁을 일으켰던 전범국가, 아시아 전체를 유린하고 말도 안되는 군국주의, 제국주의를 합리화하며 침략을 일삼았던 그들의 근현대사, 여전히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정치에 이용하는 모습에서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물론 모든 일본인을 전범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역사공정과 역사교과서 문제, 위안부와 강제징용 관련 부인이나 은폐는 그들의 국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사실 일본은 독재국가나 다름없는 기형한 형태의 정치제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견제할 수 있는 상대당의 부재, 그렇다고 국민들이 스스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며, 순응하는 원리, 지도자들이 정치를 왜곡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아무런 저항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혐한이나 혐중 감정을 조성하고, 이를 정치에 활용하며 일당 독식화하는 그들의 정치수준과 정치인들의 이해타산, 겉으로는 선진국이며 경제대국이지만, 그들의 내면은 개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일본은 근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산업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했고, 이런 근대화를 바탕으로 군국주의 침략야욕을 수행하게 됩니다.
개방이 안되었던 아시아 지역에 대한 침략으로 그들이 겪었던 강대국과의 불평등 조약을 보상심리로 내세우기 시작했고, 무분별한 탄압과 무력을 앞세운 그들의 논리에 수많은 국가들이 짓밟히게 됩니다. 엄청난 수의 군인양성, 모든 권력과 기관을 군인들이 점령하여 하나의 신민으로 삼고, 국가에 희생을 강요하게 됩니다. 자국민 뿐만 아니라 식민지의 국민들을 무분별하게 탄압했고, 인권유린의 현장, 말도 안되는 조약과 눈속임으로 유린했습니다. 여성에 대한 강간은 흔했고, 남성에 대한 폭력과 노예화는 국가라는 이름 앞에 합리화 시켰습니다. 범죄인지 인식도 없었고, 근대화가 안된 국가와의 조약은 무효하며, 이들의 인권을 살펴줄 겨를이 없다는 그들의 논리, 어쩌면 가장 야만적이며 비인륜적인 범죄를 합리화 시킨 것입니다.
이미 시간이 지나, 그 시절을 증언해줄 사람도 부족하고, 모든 자료를 소각하여 실체를 밝히기 어려웠지만, 양심있는 일본인들의 고백, 당시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의 증언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난징대학살, 간도참변, 동경대학살 등이 대표적이며, 이 외에도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습니다. 동남아 지역까지 끌려가서 일본인들의 성욕을 채워줘야 했던 다양한 국적의 위안부, 그들이 설치했던 위안소, 전쟁이 패배의 기조로 접어들자, 이를 없애기 위한 방화와 살인 등 그들의 전쟁범죄는 끝이 없었습니다. 주변국들에게 이런 행위를 하고도 뻔뻔하게 고개를 쳐드는 모습에서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역사에 대한 지적과 역사전쟁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야 하는 하나의 정신이자, 가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책은 이런 점에 대한 언급, 전쟁이 주는 참혹성, 양심있는 일본 은퇴 군인들의 증언, 이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피해국가들이 계속해서 일본에 요구해야 하는 목소리와 보상,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연대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가해자지만, 피해자 코스프레하며 말도 안되는 억측을 부리는 모습, 어쩌면 우리가 빨리 통일을 하고 국력을 키워서, 손 한번 제대로 봐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사왜곡이 주는 엄청난 후폭풍과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지,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불신과 강한 반일감정이 생길 정도입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일부의 양심들, 일본과 일본인, 그리고 그들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간의 양심,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