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양장,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
존 번연 지음, 김준근 그림,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종교의 힘은 위대합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사람의 잠재력과 능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종교가 빠르게 유입되며 확신되었고, 오늘 날과 같은 정착과 번영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믿음의 깊이나 신앙의 정도를 떠나서, 이 책은 기독교 고전과 문학을 접하는 가치 만으로도 의미있습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일상이나 이상향, 사람들이 이로 인해서 어려움이나 위기에 견디며 살아가는 힘, 인간이라는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과 보여지는 것들, 종교를 획일화하거나 간소화하며 설명한다는 것, 어쩌면 말도 안되는 무리수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었고,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낳았습니다. 그게 긍정의 효과든, 부정의 효과든 말입니다. 인간이 나아가야 하는 길, 타인과의 조화, 세상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소망이나 염원을 이루는 철학, 습관, 생활의 모든 면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평등하고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 우리가 있고 있었던 스스로에 대한 폄하나 단조로움, 하지만 모든 것은 소중하고 발전적 요소가 있다는 것, 관용하고 포용해야 하는 이유, 이단이라고 배척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과 실천적 행동력까지, 먼저 역사를 썼던 현인들의 삶의 지혜와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살아가면서 경계해야 하는 것들, 그리고 멀리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조언,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공통의 가치관이자, 사람들이 따르는 규율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이단의 파생이나 부정적인 뉴스로 인해서 오해를 받거나, 가치폄하 되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악보다는 선이 항상 우월하고, 이긴다는 믿음, 그리고 악한 세력보다 착한 세력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사실, 세상을 움직이게 하고 나아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적인 가치에 도달하게 하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의 기독교 역사, 하지만 처음부터 엄청난 지지와 빠른 시간 내에 포교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이 또한 기독교가 가진 평범하지만 올곧은 방향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기존의 천로역정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삽화를 재구성한 점은 이 책의 특별함입니다. 우리에게 유입되던 시기,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까지 생각하게 되며, 보여지는 외부세력과의 간극,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의 정세, 이상점에 대한 기존세력의 도전이나 박해, 하지만 굴하지 않고 피어난 역사의 과정까지, 작은 믿음부터 실천적 행함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의 전반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석의 과정에서 개인이 깨달아야 하는 부분, 선과 악의 명확성과 그 타당성까지, 무교론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신선한 점이 많았습니다. 가볍게 혹은 진지하게 접해도 무리가 없는 만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문학적 가치도 있어서 매우 유용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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