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상인
이인희 지음 / 북허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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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공부하다 보면, 상업을 억압하며 유교적 이념과 성리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대부의 나라답게 조선은 실용성과 효율성보다는 명분과 이념, 그들만의 세계관과 질서를 중시했습니다. 물론 조선후기로 갈수록 상업을 통한 이윤창출, 나아가 신분상승과 지배체제의 이동 등을 볼 수 있지만, 고려와 비교해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바다를 포기했고, 실질적인 해금정책을 바탕으로 외부와 단절되며, 고립정책으로 일관했습니다. 결국 바라보는 세계관을 좁혔고, 많은 인재를 놓쳤고, 근대화의 과정에서 과거 봉건체제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이 책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모르는 조선경제와 무역, 상업활동 등을 조명하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재평가, 변화를 추구했지만 기존의 권력과 질서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살았던 모습, 많이 배운 학자나 선비들도 상업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았지만, 개혁에는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명나라와 청나라에 대한 사대, 일본과 북방세력을 무시하며 기존의 질서를 지키려고 했던 지배층들,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길이였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변화의 유연하게 대처하며 근대화된 산업국가로 빠르게 발전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 날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과정상의 문제점과 전범국가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조선과는 다른 행보, 결과적이지만 아쉬운 대목입니다. 워낙 지배층의 수탈이 심했고, 현실에서는 크게 쓸모없는 가치들에 얽매여서 많은 것을 놓쳤습니다. 하지만 개혁과 변화는 하층민을 중심으로 일어났고, 이에 동의한 지식인들은 상업의 가치를 인정했습니다. 이런 자생적인 변화와 실제적인 방법을 통해서 조선후기는 근대화의 과정으로 가는 하나의 관문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큰 틀에서의 변화나 시스템적 개혁과 근대화가 추구하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까지는 못갔지만, 왕조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가 목격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런 배경적인 부분과 당대의 사람들의 모습, 상업활동이 주는 이윤과 이를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법, 누군가에게는 생계로, 배운 사람들에게는 상업가치를 인정하며 개인의 부와 명예, 나아가 국가의 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개혁사상으로 계승되었습니다. 보여지는 공무역을 추구하며 밀무역을 단속했지만, 암암리에 거래는 이뤄졌고, 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시대의 변화상을 체감하게 됩니다. 조선경제와 상업을 통해서 변화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며, 고려시대와 다르게 지나친 폐쇄정책과 무역을 막았던 모습에서 조선왕조의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바다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서 활발한 교역과 무역활동을 하는 국가는 끊임없이 발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고려시대까지는 바다를 통한 교류와 무역을 장려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해상세력들이 역사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가치나 모든 것을 억압하는 정치가 아닌, 다름에 대한 존중과 인정, 통합을 통한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과정, 어쩌면 조선시대가 부끄러운 역사, 수치스러운 역사, 오늘 날 우리나라에 불필요한 모든 것들을 남겨놓은 왕조일 수도 있습니다. 자국 역사에 대한 저평가나 폄하가 아닌, 역사적 과정이나 사실적 현상, 흐름 등으로 볼 때, 조선시대 상업을 바라보면 답답한 면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교류와 무역, 상업활동의 중요성, 역사적 파급효과까지, 두루 살피면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역사를 보는 다른 관점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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