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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항아리
유익서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0월
평점 :

혼란의 시대, 부조리가 판치는 사회,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순응하며 침묵할 것인지, 불의에 대항하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헌실할 것인지, 이는 개인의 선택과 판단의 문제지만, 때로는 애둘러서 표현하는 화법과 재치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대중문화나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 것이며, 이런 것들을 통해서 희화화, 풍자화를 하면서 내면의 갈증을 해소하며 서로가 공유하며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는 책입니다. 일생을 노래하며 보낸 소녀, 아무도 관심주지 않고 무시했지만,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되새기게 합니다.
누구나 보편적인 삶을 살면서 자신만의 가치나 철학,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과 공권력이 막아서는 모순, 왠지 모르게 가로막히는 느낌, 모든 것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런 장애적인 요소와 부당한 처사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정상화로 돌아선 지금의 모습, 하지만 이런 모습과 풍요,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과 생각이 존중받는 시대, 거져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고, 사회 각계 각층의 희생과 바꾸려는 의지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단순한 노래를 음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의 원망과 한이 서려있습니다. 워낙 격동의 근현대사를 보낸 우리의 역사, 돋보이는 인물과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들도 많지만, 묻히거나 잊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의 방법이나 주장의 경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평가와 잣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심했다는 느낌도 강하며, 그들이 원했던 인생, 사회의 모습과 단상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대중문화나 예술계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중과 호흡과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국가나 정부, 단체에 대해서 어떤 점이 불만스럽고, 변해줬으면 하는 지를 잘 전달하는 메신져 역할, 예술계가 크게 공헌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이런 점에 대한 우리의 자각과 새로운 해석, 잊혀진 많은 분들을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설적 요소나 개인의 영달이 아닌, 사회상이나 시대상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노래라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방법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에서 아직까지 세상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많은 분들이 접하면서 소통과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에 대한 의지,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