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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어둡고 정의보다 부정의가 판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가치나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맞서기도 합니다. 물질적인 것이 나의 명함이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여러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도 대입할 수 있고, 사람마다 꿈꾸는 가치관이나 이상향이 다르더라도, 모두에게 공감받거나 인정받는 부분은 있다는 것,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들, 누구나 수긍하는 그런 가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 모습을 반성하며 본질을 파악하며 어떤 관계를 기초로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책의 배경이 되는 주요 시기, 유럽은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히틀러의 나치가 유럽을 휩쓸면서 우월성을 강조했고, 민족주의 열풍이 불면서 죄없는 유대인들이 목숨을 뺏기며 학대받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주인공은 자신의 동물원을 일구며 나름대로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지만, 외부의 풍파로 인해서 중대한 고민의 기로에 서게됩니다. 자칫 자신까지 위험해 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숨기고, 돌보면서 인간의 가치를 지키려고 애씁니다. 과연 아무나 할 수 있는 판단과 행동일까요? 자신에게 보복이 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발휘하는 기지, 전쟁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가치있는 용기일 겁니다.
또한 인간의 목숨만이 존귀한 것이 아닌, 자신이 바라본 모든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실현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단순한 동물 애호가나 보호가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이런 당연한 모습과 이성적인 행동이 주목받고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 전쟁이라는 참호속에서 쉽지 않은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날 우리들은 전쟁에 대해서 무감각해져 있고, 실제로 나와는 무관한 일, 관계없는 일이라고 치부합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지나친 개인주의, 결국에는 사회와 세상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사람들이 변했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분명 물을 흐리는 소수의 사람들의 이기심이 모두에게 영향을 줬고, 세상을 각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현실과 남을 불신하는 사회 속에서 이 책이 주는 주인공의 생애와 결단,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존중, 나아가 인간이라서 할 수 있는 부분과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실제로 따라할 수 있는 영역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부분에 대한 언급과 살아가면서 잃지 말아야 하는 가치들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이 진부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참된 해석이 아니며,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 배워야 하는 부분을 수용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큰 감동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주키퍼스 와이프, 인문학과 인간학, 이론이 아닌 실제 어떤 방법과 방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