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다오스타
정선엽 지음 / 노르웨이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전쟁, 바로 십자군 전쟁입니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유럽의 관점으로 이 전쟁을 해석하며 배웠습니다. 그들의 명분은 옳았고 종교적 해방과 선교, 이단에 대한 응징으로 해석했지만, 이 책을 접하면서 느낀 감정은 묘하게 다가옵니다. 과연 그들이 추구했던 유일 가치의 우월성, 다른 종교에 대한 해당 지역의 해방, 성전으로 일컫는 명분과 성지에 대한 회복, 과연 옳았을까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이유와 명분이 어떻든 전쟁은 재앙과도 같습니다. 단 한 차례의 승리 외에는 철저하게 졌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침략을 정당화하였고, 이는 유럽 역사에도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십자군 전쟁의 원인과 배경, 주인공이 겪는 내적갈등과 전쟁이 주는 사회적 공포와 사람들의 생각을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기득권과 지도자들의 욕심과 야망이 녹아내린 전쟁이며 죄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왕권과 교황권의 입장이 달라졌고, 유럽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서양사적 시각으로 풀이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동양권이라고 무조건 옹호하는 것도 아니지만, 명분은 적고 결국에는 식민지배적 요소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내부의 단결과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여 정치적 목적을 이루는 것, 그야말로 전쟁이 주는 결과론적 해석이지만, 십자군 전쟁도 이를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당시에도 지식인과 전쟁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지만, 동요된 민심과 허황된 주장에 설득당한 죄없는 사람들은 성전이라는 이름 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들이 꿈꿨던 유토피아는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전쟁을 당연시했고, 승리가 주는 달콤한 대가를 바라며 전진했지만,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즉 지나친 욕심은 재앙을 부른다는 참 교훈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왜 선동되지 말아야 하는지, 전쟁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 단순한 피앙새만 부르짖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주장일 수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또한 지금의 전쟁이나 종교적 갈등의 출발점, 종교 교리 해석이나 추앙하는 인물에 따른 이단규정이 과연 맞는지, 신이 존재한다면 이같은 말도 안되는 교리나 논리에 수긍할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무교론적 관점에서 보면 어이가 없지만, 역사적 과정이나 오늘 날까지 이어진 과정을 본다면 인류의 문명사적, 역사적, 종교사적 관점에서 큰 사건임에는 분명하며, 이 책을 단순하게 읽었지만, 되돌아오는 메시지는 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십자군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무모함으로 보이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기록이 말해주는 팩트 때문에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역사소설을 통해 그 시대를 이해하며 오늘 날과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한 책이며 읽을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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