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실의 추억
이해경 지음 / 유아이북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910년 일제에 의한 조선의 멸망, 국권의 강제병합으로 우리는 본격적인 식민지배를 겪게 됩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사람들과 물자에 대한 수탈로 고통은 가중되었고, 비로서 나라가 망했다는 절망감에 빠집니다. 우리 역사에 있어서 일제강점기는 비극의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위안부문제, 최근 영화로 만들어지며 개봉이 임박한 군함도의 강제징용 스토리, 모두 일제의 만행과 수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 시기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에 대한 궁금증, 저항과 타협 등 다양한 가치로 나뉜 국론과 국민정서, 이를 우리는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 덕혜옹주의 흥행으로 조금씩 알려진, 마지막 조선왕족, 왕실가 사람들에 대해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실제 증언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서술한 저자는 고종황제의 손녀딸, 의친왕의 딸입니다. 현재는 미국에 거주하며 조용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녀가 겪었던 파란만장했던 삶은 우리 역사와 근현대사의 아픔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조선이 망한 1910년 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대까지 우리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아픔을 겪은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길었던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 하지만 이념의 잣대로 나뉜 한반도, 이를 빌미로 시작된 북침에 의한 6.25까지, 그녀는 이 사건을 바라보며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또한 그가 바라본 일제와 일본의 권력자들, 우리 조선과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너무 감정적으로 취우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조선망국의 근원이자, 수탈의 최정점에 있던 조선왕실에 대한 지나친 옹호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고, 평가절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판단의 개인의 몫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이들이 말하는 주장과 논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관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역사와 아픔을 알 수 있고, 시대정신과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선왕족 사람들이 무조건 일제에 부역하거나 협조한 것만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조국독립을 지원하거나, 주권회복을 위해서 노력한 부분도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이며, 당연한 것이지만, 부역한 친일파와 위정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런 점은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워낙 변화의 속도가 빨랐고, 그들이 경험했던 시간은 하루 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였습니다. 자국민들로부터 외면과 무시, 자신들을 이용한 일제에게는 또 다른 굴욕과 조롱을 당했습니다. 어쩌면 왕실가라는 이유로 겪은 고초가 가장 와닿고, 컸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그들이 경험했던 역사와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과 재평가, 독립운동과 일제강점기를 말할 때, 너무 한 쪽으로 취우친 판단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조국 해방 이후에는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한 왕실가 사람들도 많고, 해외에서 정신병에 걸리거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인이 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망국의 왕족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힘들었지만, 그 경중을 따지며 묻는 것은 무의미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역사와 증언, 사람과 사건들을 보면서, 의미를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