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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상식 밖의 사건이 터지기도 하며,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많은 일들이 터지는 것, 이해가 되지 않는 것, 미스터리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건들이 있습니다. 미제사건이나 실종사건을 비롯하여 괴담이나, 흉가 등 공포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평범한 것보다 자극적인 것, 신기한 현상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서 색다른 묘미를 느끼고 싶어합니다. 특히 소설적인 기법과 문학적인 작품으로 소개되는 이런 괴담은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와 닮은 듯, 전혀 다른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은 곳,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사회가 워낙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고, 사람들이 서로간의 믿음에 대한 지수가 높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다르며, 이는 여러 사건이나 문제점을 낳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일들에 대한 풀이와 관심은 우리의 방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실종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인물들을 보면서, 일본소설의 특수적인 면을 봤습니다. 사람들의 침묵과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를 수면위로 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게 됩니다.
공동체 의식과 집단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고, 사람들의 소통과 교류가 제한적이며, 사회 분위기도 불신적으로 흘러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남의 일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하루에도 많은 일이 터지지만, 우리는 과연 이런 점에 대해 어느 정도로 알고 있으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또한 돕는 것이 능사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느끼게 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것도 있고, 여기에 작가의 상상이나 독자들의 흥미를 위해 덧붙이는 것도 있겠지만, 이유없이 일어나거나 기술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시대상, 사회적인 모습을 풍자하는 부분이 강하며, 이는 보여지는 공포와 미스터리도 크지만, 우리가 침묵하며 무관심으로 임하는 순간, 더 큰 위험과 공포가 올 것이라는 교훈도 주고 있습니다. 내면적 공포,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입니다. 남의 일이 아닌,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나 지인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우리가 사회문제나 이런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작가만의 리얼리티적 요소, 판타지적 요소가 적절하게 결합되었고, 책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이기심, 무관심,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적인 것들,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사건들, 공포와 괴담에 대한 단상과 미제사건이나 미스터리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하는 다소 철학적인 부분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밤입니다. 밤이 주는 의미, 어둠이 인간에게 주는 다른 요소, 왜 우리는 이런 것들을 마주하며, 공포를 느끼는지 하는 색다름도 느꼈습니다. 우리와 다르며 특이한 일본소설,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