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 애국심은 없다 - 가깝지만 정말 가까워져야 하는 나라, 일본! 일본 연구 시리즈 1
신규식 지음 / 산마루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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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에게 애국심이란? 한 마디로 정의하기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애국심을 바라보는 기준과 평가가 너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적인 애국심, 물론 중요합니다. 소속과 공동체적인 역할을 한 개인의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이런 애국심이 삐뚫어지거나, 지나치게 작용된다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부작용을 이웃나라 일본을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일본은 늘 전쟁을 달고 살았던 민족입니다. 그들의 역사를 보면 전쟁은 늘 존재합니다. 그리고 철저한 승자독식과 복종만이 있습니다. 문화를 만들고 사색에 잠기면서 예술적인 가치에 매몰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항상 전쟁을 하면서 힘의 우위를 통한 국가의 확장이나 통일이 있었습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끝까지 대적했고, 비참한 항복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합니다. 이를 두고 사무라이 정신이라고도 합니다. 분명 우리와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은 그들을 하나의 공동체와 집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을 수 있었고, 외부에 대한 공격이나 대응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뼈아픈 일제강점기, 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황금기였습니다. 모든 것이 주변국을 압도했고, 마치 세계를 재패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당시 일본은 이끌었던 인물들을 이런 점을 간파했고, 자국민들을 하나의 정신적, 육체적 통일을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신이라는 일왕을 만들었고, 자신이 최고의 가치와 민족이라면서 주변국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시작합니다. 명분은 서구로부터 아시아를 지키겠다는 것이지만, 그들의 합리화에 불과합니다. 이런 전쟁을 부추기는 분위기는 애국심을 강요했고, 그저 국가에 명령에 따랐던 많은 일본인들은 애국심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그들의 역사나 문화, 정서적인 면에서 쉬웠을 수도 있습니다. 무튼 이런 애국심의 극대화는 일본을 군국주의, 전쟁국가로 이끌었고, 그들은 세계대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패망했지만, 그들의 참패와 그에 따른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자국 땅이 최초의 원폭 실험장이 되었고, 잘못된 애국심의 결과를 똑똑히 목격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과 결과는 오늘 날 일본인들에게 애국심에 대한 해석을 경계하게 합니다. 그들이 겪은 애국심은 전쟁이였고, 잘못된 침략과 주변국에 대한 잔인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일 수록, 전쟁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고, 애국심을 믿지 않게 됩니다. 그저 허상에 지나지 않고, 정치적인 쇼라고 치부하기도 합니다. 이는 점점 전쟁보다는 평화를 수호하는 입장, 미국에 항복하고 모든 것을 미국에 넘기면서 경제에만 몰두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일본은 오늘 날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세대들은 서구식 문화를 선호하게 되었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익숙하며, 집단적인 행동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더 고려하는 성향을 띄게 된 것입니다.

그들도 애국심이 있지만,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계심과 윗 세대들의 교육이나 조언이 있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행동과 자조적인 분위기는 정치적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실제로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독재국가로 봐도 무방할 만큼, 사람들은 이상한 특성도 있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깊고, 일단 믿고 기다리는 습성도 있습니다. 이는 애국심이 없다고 보기에는 기이한 행동이며, 그들은 실패한 경험에서 실패를 막고, 성공적인 길로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일본과 일본인, 우리는 겉으로 드러내며 표현하는 문화이지만, 일본은 점점 숨기고 감추는게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애국심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해석, 이를 통해서 오늘 날까지 정착되었고, 그들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경제대국이며 강대국이고,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주는 교훈이 많습니다. 국가가 강요하는 애국심, 혹은 잘못된 정보를 믿고 따르는 애국심, 애국심이 없다고 적으로 간주하는 자세 등 여전히 우리정치와 문화에는 이런 것들에 대한 강요가 짙게 깔려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성숙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늘 집요할 정도로 연구하고 분석하며, 스스로에 대한 대비에 소홀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없거나 몰라서가 아닌, 그게 주는 또 다른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일본과 일본인을 배우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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