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벌과 권력 - 재력과 권력은 누구로부터, 언제, 어떻게 오는가
효제 지음 / 지식공방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전개라서 놀랐습니다. 일반적인 재벌과 권력에 대한 비판과 통찰력있는 분석이 주를 이룰 줄 알았지만, 과학적 묘지탐사를 통해서 색다르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캐캐묵은 옛날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으나, 내용이 분석적이라 몰입감이 높았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묘지문화와 탐사, 풍수지리설 등 철학적인 것에 아닌척 하지만, 은근히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배경을 무시할 수 없고, 땅에 대한 애착과 경건함이 묻어나서 그럴 것입니다.


동양만의 문화로도 볼 수 있고,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습니다. 종교나 문화가 중국을 통해서 들어왔고, 당시의 선진문물이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고대시대부터 순장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종교와 결합하여 새로운 민간신앙 혹은 토착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지금은 화장이 대세를 이루고, 묘에 대한 애착이 있는 분들은 적습니다. 하지만 묘지를 통해서 사람의 생애나 운수를 점치는 것은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대중적으로 영향력있는 인물들이라면 더 그럴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를 쌓은 인물, 성공한 인물, 역사적 위인 등 일반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좁은 국토에 비해 많은 산지, 강과 바다, 산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좋은 명당을 찾고, 조상을 숭배하는 우리만의 문화 등 다양한 논리와 관점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이 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워낙 과학적, 철학적인 접근이 강해서 용어나 이해를 위해서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나름대로 분석한 논리와 실제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서, 마냥 무시하고 지나칠 부분은 아닙니다. 항상 중요한 날이나 사건, 시험, 개인사 등에서 우리는 철학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자신을 위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설득력과 명분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자본주의가 극에 달해도,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연민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부가 모든 것에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점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풍수지리와 결합된 운명을 예언하거나 진단하는 모습, 오늘 날 재벌과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 과거의 행적을 모두 알아보면서, 우리가 몰랐던 부분에 대한 앎, 그들이 말하지 않고 몰래 실행했던 것들에 대한 분석 등 기존의 책들과는 확연한 구분이 있어서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대권 주자들을 분석하는 모습과 역대 대통령들을 나타내는 표현, 재벌들의 특성과 성향까지 진단하고 있어서, 현실과 비교하며 바라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맞다고 볼 수 없지만, 가볍게 보면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간혹 주관적인 성향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부와 재벌, 권력과 인물, 풍수지리와 묘지문화 등 쉽게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하나로 묶고 있어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접할 것입니다. 생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다르지만, 다르게 해석하는 모습, 다른 관점의 존재 등 왜 우리가 소통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옛 것이라고 낡은 취급하는 것이 아니였는지,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지금의 관점에서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응용되거나 활용할 가치가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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