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여인들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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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위인들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오늘 날도 사랑이라는 키워드는 늘 포근하고 경건한, 때로는 열정, 헌신, 희생 등 다양한 감정을 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어땠을까? 우리의 마지막 왕조 조선시대, 철저한 사대부의 나라, 성리학을 이념으로 보수적이며 폐쇄적인 사회구조, 일반 서민들의 사랑이나 설화는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정자들을 어떤 모습으로 사랑을 표현했을까? 바로 다산 정약용 선생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약용은 위대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 후기를 사셨던 분이며, 많은 분야에서 개혁과 개방, 혁신성, 진보를 외쳤던 위인입니다. 그가 손대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로 많은 업적을 남겼고, 어쩌면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그의 성향이 많은 반발과 시기, 질투를 불렀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문제에 대한 통찰과 개선방안에 대해서 일생을 바쳤습니다. 그의 생애와 업적을 보면 위대함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사랑은 어땠을까? 순수함과 사랑이라는 본질에 대해서 충실했던 분입니다.


조선시대 양반사회가 그렇듯, 신분사회였고, 사랑에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여성들의 삶을 말할 것도 없고, 힘이 없거나, 집안이나 출신이 미미한 남자들조차 함부로 자신의 생각이나 사랑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솔직함과 자신이 추구하는 여인의 모습을 담백하게 표현했습니다. 소설이라서 약간의 허구와 재미를 위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그게 무조건 틀렸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정약용 뿐만 아니라 다른 양반들이나 위인들의 사랑도 비슷한 유형이 많았고, 이를 통해서 당시 남녀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항상 이성과 자기관리, 자기계발과 민생에 몰두했던 인물이지만, 그도 남자였고, 사랑이라는 갈증과 갈망에 대해서 솔직함을 보여줍니다. 지금의 모습과 다른게 있다면, 표현하는 차이로 보면 될 것입니다. 요즘은 과감하게 대쉬하거나 감정을 절대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숨기면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고, 남자답지 못하다고 비판도 받지만, 이는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들의 인식의 차이로 보여집니다. 예전에는 현실의 벽도 높았지만, 감정을 숨기면서 에둘러 표현하거나, 끝까지 숨기며 지켜보는 모습이 더 익숙했습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 안되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기에 흔들리는 고뇌의 모습까지, 지금의 관점으로 봐서는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이런 옛 선조들의 사랑에서 참된 의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만남과 이별이 너무 자유롭고, 때로는 쉽다는 느낌마져 드는 세상에서 예전의 모습과 방법이 신선한 느낌을 줄 때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랑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지, 예전의 것이라고 무조건 구태적으로 봐야 하는지 등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지위와 위치를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짓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낮추고 보이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 그림으로 그리며 해학하는 모습에서 선조들의 기풍, 이성과 감성의 중간선을 되내이게 됩니다. 특히 조선시대 그림이나 글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도 이런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풍자나 해학이 잘 보전, 발전해서 그렇습니다. 위인이라서 단단하고 차가울 것 같지만, 오히려 솔직, 담백하게 다가오는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이 인상깊었고,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다양해졌습니다. 이는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자, 또 다른 메시지입니다.   


또한 당시 여인들의 한계와 그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사회, 차별과 불평등을 풍자하는 모습, 그렇지만 여인으로서 기풍과 당당함, 절개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많은 여성분들에게도 교훈을 줄 것입니다. 조선시대가 너무 보잘 것 없다고 폄하될 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는 나름대로 시대적인 요구와 정신을 지키면서 간직한 시기로 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오늘 날의 관점에서 실패한 역사가 많지만, 이는 역사의 속성으로 보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정약용을 위주로 당대의 사람들과 시대를 표현하고 있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가볍게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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