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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주디스 버틀러.아테나 아타나시오우 지음, 김응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피곤해 합니다. 아니, 어쩌면 정치인 때문에 피곤해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정치에 대한 비판과 논리적인 설명, 대중들이 정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정치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사회의 모습, 정치를 믿지 않지만 다시 의존하게 되는 원인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과 대화의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정치의 기원과 뿌리를 살펴 보면서 우리 정치의 현재의 앞 날에 대한 비전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정치에 있어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념입니다. 정치의 기원과 뿌리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거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선진국으로 거듭난 국가들도 있고, 반대로 몰락하거나 하나의 사상과 이념의 지향화, 독재로 이어지면서 비극을 맞이한 국가들도 많습니다. 우리의 정치도 이런 모습이 빠질 수 없습니다. 해방과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 정치사도 많은 변화와 개혁, 때로는 탄압과 대립의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들을 보면서 우리의 수 십년 전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며, 우리가 가는 길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들을 바라보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 아래서 많은 분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계시며, 때로는 심한 갈등으로 국론을 분열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맞다고 저마다 주장하고 있고, 지식이나 판단이 부족한 사람들 눈에는 피곤한 것, 다 똑같거나 비슷한 부류, 나와 상관없는 얘기 뿐이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위정자, 기득권, 보수로 대변되는 이들의 문제점과 이런 강경 노선과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 주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위험성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좌파 정치의 시작과 진보를 외치는 정치인들이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임하는 지, 많은 부분에서 생각하게 합니다. 보수가 능사도 아니며, 그렇다고 진보가 무조건 이끌어야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 이념을 떠나, 맞는 말을 하는 쪽에 대중들은 줄 서기 마련이며, 서로가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의 경우, 복잡한 역사와 북한의 존재, 빠른 성장이 가져다 준 문제점 등이 너무 많고, 북풍을 이용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해석과 이용, 당익을 위해서 해석하는 태도, 반대를 위한 반대적 행위 등이 너무나도 만연해 있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정점을 찍고 있습니다. 서로가 너무 상이한 태도와 대응으로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고, 민생과 안보,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자체가 미뤄지거나 묻히기도 합니다. 우리처럼 보수와 진보가 갈등이 심한 국가도 잘 없을 정도입니다. 양 당의 존재와 이념의 대치가 좋을 때도 있지만 아쉬울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대응책이 부족하고 일시적인 미봉책이 정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예민한 대북 관련 정책에서 보수와 진보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고, 최근에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와 매체의 발달로 많은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었지만, 정보의 발전으로 근거없는 날조나 무분별한 비판과 유언비어도 함께 성행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주인은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시민 사회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때, 올바른 사회 구조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특수성이 우리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진보나 좌를 추구하는 분들의 주장과 논리를 보면 배울 점도 정말 많습니다. 남들이 맞다고 할 때, 아니라고 반박하는 확실한 팩트와 근거들, 묻힐 뻔한 사건에 대한 재해석 등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들 입니다. 하지만 보수와 대치되면 될 수록 논점이 흐려지거나 이성이 아닌 감정이 앞서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치가 의미하고 대중들에게 주는 것은 굉장합니다. 우리의 삶과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 비전 등이 결부되어 있고, 유능한 정치와 정치인의 등장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나락의 역사로 빠지게 되고, 국제화, 개방화 된 시대에 역행하거나 뒤쳐지게 됩니다.
하지만 정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모두의 관심과 노력, 대화와 타협, 양보와 배려를 통해서 발전 할 수 있습니다.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나 하나가 무조건 옳다는 주장, 나와 다르면 배척하는 태도는 반대의 재앙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 책은 정치의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서술이 많지만 시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야 하며, 어떤 부분에서 대중들은 상실감, 박탈감을 느끼는 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쉽게 이해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소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우리 정치에 대한 생각과 통찰을 할 수 있어서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