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
정승욱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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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와 비슷한 길을 걸었고,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국가가 일본인듯 합니다. 일본경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구조적인 문제나 기업의 성장 배경과 과정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인접한 국가답게 서로가 영향을 밀접하게 주고 받으며 협력과 교류를 통해 상생하기도 하며 때로는 경쟁하기도 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우리 경제도 이제 정점을 찍었고 모든 국가들이 겪는 침체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정책 방향이나 경제 현안이 우리에게는 크게 다가오고 있으며 예의주시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모두가 알듯,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의 제재로 프라자합의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그대로 경험했습니다. 고도 성장에서 저상장으로 모든 기조가 바꼈고, 이로 인한 부동산 거품이나 경제 정책의 실패가 여러 분야에서 발생했습니다. 여전히 엔화는 기축통화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며 세계경제에 그 파급효과를 크게 미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안하고 어떻게 급변할 지,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에서 일본도 자유롭지 못하며, 얼마 전 브렉시트의 후폭풍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그들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도 기존의 정책 노선에서 변경하거나 아예 획기적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의 장기 집권으로 아베노믹스를 실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일시적이나마 양적완화를 통한 자국 경제의 부활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제조업의 부활이 가장 눈에 띄었고 과학 기술과 IT 분야로의 투자 활성화, 자동차를 근간으로 하는 기업들이 무역흑자도 기록하며 순조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지울 수 없고 정책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기보다는 일시적이라는 평가가 더 많습니다.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세월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도 빠른 대응과 앞 날을 바라보는 혜안을 길러야 합니다. 모든 것이 정체와 침체에 막혀있는 우리 경제는 지금이 가장 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점을 낱낱이 설명하면서 우리가 가야 하는 길과 일본에게서 배울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지, 그보다 앞선 시대의 역사와 흐름을 분석하면서 일본이 왜 세계를 무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등 다양한 시각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의 경제와 기업 경영을 논할 때, 우리나라를 빼놓고 말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입니다. 그들은 2차 대전으로 패전국이 되었고, 미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졌고 기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전범죄자들이 숙청되거나 법의 심판 아래, 물러났지만 그들에게는 큰 기회가 시기 적절하게 온 것입니다. 그게 바로 한국전쟁입니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냉전의 대립을 틈타, 그들은 모든 것을 재생산, 재가동, 인재들의 재등장으로 국가의 모든 것을 재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웃 나라의 전쟁은 주변 나라들에게는 큰 기회가 됩니다. 일본은 우리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크게 성장하였고 60년 대에 이르러 경제의 호황기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이념적으로는 자본주의 자유진영의 최전방 역할을 하였고, 군사적으로는 무장해제를 당했지만 미국의 계획과 조율로 경제 대국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도 이같은 특수를 누리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본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도 능력이 있어야 포착하고 활용하기 때문에 그들의 가시적인 성과나 노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순전한 자신들의 노력이라고 포장하기에는 문제점이 많고 한계치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일본은 경제 대국으로 오늘 날의 모습이 되었지만 그들도 불편한 점은 많습니다. 한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추격과 추월로 침체와 늪을 겪고 있습니다. 다만 티를 내지 않는 국민성답게 애써 침착하는 모습이 더 강합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지만 일본 경제에 대한 지나친 긍정이나 비관은 좋을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들은 분명 저력을 보여줬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분석과 냉철한 판단으로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모든 결정이나 의사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최대한 팩트를 근간으로 서술하였고, 일본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감정적 대응이나 역사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태도보다는 경제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와는 연관성이 깊은 일본 경제. 이 책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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