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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ㅣ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문이원 엮음, 신연우 감수, 제갈량 / 동아일보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동양철학과 인문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바로 삼국지입니다. 삼국지는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누구나 읽었을 만큼 유명한 책으로 통합니다. 삼국지를 보면 위, 촉, 오 세 나라가 등장하는데 그 속에 있는 인물들을 보면 배울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책은 촉나라의 명재상이자, 촉나라의 존재 그 자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군사전문가, 최고참모 제갈공명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갈량이 펼친 정책이나 인재관리, 국가경영 등 다양한 사료를 모아서 발간했습니다.
제갈량을 알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당시의 상황, 특히 유비가 세운 촉나라에 대한 사전 지식과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위나라나 오나라에 비해 좁은 국토, 물자, 인재를 가졌지만 때로는 위와 오를 위협하며 하나의 세력축으로 성장한 왕조가 촉나라입니다. 그 중심에는 제갈량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잘아는 삼고초려를 통해 유비는 제갈량을 얻었고 휘하의 뛰어난 장수들을 단결시켜 촉으로 진입, 한나라를 부흥하고 대를 계승한다는 명분으로 촉나라를 세웠습니다.
제갈량이라는 독보적인 존재가 부각되는 것은 뛰어난 인물 1명이 수십, 수백만의 인력을 하나라 결집시켰고 유능한 인재를 적극 등용하여 국가 경영을 정말 잘했기 때문입니다. 방통, 마량, 법정, 장완, 비위, 이엄, 동윤, 왕누 등 다양한 문신들이 힘을 발휘한 것도 제갈량이 적재적소에 인재를 잘 배치하여 활용했기 때문이며 무신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용맹했지만 지략이 부족했던 무신들을 자신의 용병술과 군사조련으로 위와 오로부터 침입을 막고 촉을 굳건히 지켰기 때문입니다.
오나라에 대한 무리한 침입으로 유비가 죽고 어린 황제 유선이 즉위했지만 실질적인 모든 국정은 제갈량이 이끌었고 이때부터 그의 능력이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유비 사후, 쟁쟁했던 인재들이 하나, 둘 늙거나 죽었고 촉나라는 인재부족에 시달리지만 제갈량의 건재로 위와 오는 함부로 침입하지 못했습니다.
국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지만 지리적인 이점과 전술과 전략을 동원하여 나라를 튼실하게 지켰고, 특히 백성에 대한 정책에서는 그가 왜 명재상으로 통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항상 무리한 전쟁보다는 국익에 부합되는 통치와 전쟁만을 도모하였고 이기지는 못해도 절대 지지않는 용병술로 적을 기만하고 촉나라를 하나로 이끌었습니다. 무능했던 유선의 능력과 황제 주위에서 맴돌며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들의 견제도 있었지만 그는 유연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대처하며 위기와 어려움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날의 관점에서 봐도 놀라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철저한 분산 맞춤형 대응책과 인재를 평가하는 능력, 국제 정세를 읽는 흐름과 판단까지 거의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모든 판을 자신의 의지와 뜻대로 이끌 줄 알았고 적을 기만하고 삼국 통일을 위해 전진했지만 촉나라의 명확한 국력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고 결국 여러 차례에 걸친 북벌은 실패로 마감하게 됩니다. 적장마저 제갈량을 칭송했으며 백성들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어려운 점을 호소하고 위로받기까지 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만능 멀티플레이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촉의 화려함과 망국의 중심에 제갈량이 있었고 그가 죽자 촉나라는 강유라는 후계자가 등장했지만 한계를 드러내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나 리더가 엄청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위대한 인물의 등장은 그 나라의 모든 이들에게 행복과 평안을 줄 것이며, 반대의 경우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안내할 것입니다. 제갈량이라는 인물을 통해 오늘 날의 우리의 자화상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열강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황을 삼국지에 나오는 촉나라에 비유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작지만 내실있고 강했던 나라, 그 배경에는 명재상 제갈량이 있었고 우리가 요즘의 리더들과 정치인들을 보면서 이런 인물에 대한 갈증과 갈망을 염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완벽에 가까운 치적과 업적을 남겼고 아직까지도 전설로 통하는 인물 제갈량, 군사, 병법, 인재, 전략, 전술, 기만술, 용병술, 민생, 치안 등 셀 수 없는 많은 분야에서 그는 자신만의 신념과 통치 철학을 실천하면서 국가를 경영했습니다. 변화에도 능수능란하여 상대로 하여금 침입을 막았고 촉의 번영과 부흥을 함께 했습니다. 삼국지 안에서도 유비의 촉나라가 사랑받는 이유도 제갈량의 존재가 크가도 볼 수 있고 오늘 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고전과 인문학에 열광하고 배우는 이유도 이런 인물들을 통해 오늘 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입니다. 수 천년 전의 인물이지만 정말 시대를 압서가는 혜안과 통찰력까지 완벽하게 갖춘 제갈량. 이 인물을 자세하게 알고 배우면서 많은 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삼국지의 많은 인물이 있겠지만 제갈량이야 말로 오늘 날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 같습니다. 장원이라는 책을 통해 인문학과 동양고전을 다시 배우고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