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흥미진진한 소설입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풀어냈으며 가족의 애환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소설의 구성도 아주 탄탄하며 사건의 순서나 줄거리로 아주 몰입도 높게 잘 전개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나치시대에 끌려가 모진 삶을 살다 간 아버지의 유품에 대한 주인공의 애절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지키려고 한 악보에 대한 가치가 얼마나 컸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그것도 60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된 의미라서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우리도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겪은 입장에서 보면 공감이 많이 됩니다. 스릴러적인 요소도 강하지만 이 시대와 많이 비슷한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삶을 살면서 살아가지만 어느 날 도착한 서류봉투로 인해 그의 삶은 비극적 요소가 개입됩니다. 평범한 악보인줄 알았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끝까지 지키며 아들에게 보낸 악보라서 놀라기도 하지만 자신이 꼭 지켜야 하며 살아가는 목적을 깨워준 일이 되고 만 것입니다.


소설의 중간중간에 많은 개입과 방해가 진행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가치와 유품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험난하게 살아갑니다. 많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그 단서가 바로 악보가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음모로 계획되고 진행된 사건에 대해 파해치려는 자와 그것을 모두 덮으려는 자의 구성으로 전개를 하며 긴장감 넘치는 내용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사회와도 비슷한 부분이라서 씁쓸한 감정도 느끼게 합니다. 단지, 차이를 두자면 전쟁의 소요에 휘말려 벌어진 비극적인 일과 가진자의 횡포, 정도로 구분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권력이 누군가에 의해 악행으로 자행되는 순간, 불특정의 많은 사람들이 죽음과 지옥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으면서 섬뜩하기도 했습니다.


악보가 주는 의미는 아름다움과 행복함, 등 많은 환상을 가져다 주지만 여기서는 악보가 슬픔과 비극, 불행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악보의 선율마저 적막한 느낌을 줍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독일에서는 잘 알려지고 유명한 작가인 얀 제거스가 쓴 스릴러 소설이라서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읽으면서 작가의 특징이나 성향에 대해 알아 가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 보자면 독일의 성숙함과 반성의 의미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범국가였지만 끝없는 피해국들에 대한 반성과 사죄로 의식의 전환과 재발방지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보면 아픈 역사이지만 치부에 대한 숨김이나 왜곡보다는 드러내며 인류적으로 존엄의 가치를 받들면서 절대는 이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가 전달하는 의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불과 백 년도 되지 않은 가까운 역사이지만 이것을 소설로 풀어내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악보라는 음악적 요소를 가미하여 대중들에게 이중적인 표현으로 전달하면서 인간의 내면 심리나 상태까지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국가에서부터 작게는 가족의 슬픔과 한을 표현하였고 줄거리가 아주 탄탄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너무 허무한 마무리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하지만 소설이 전하는 의미를 잘 알 수 있었고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독일 오펜바흐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소설.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얀 제거스라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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