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

한중록 - 최신 언어로 읽기 쉽게 번역한 뉴에디트 완역판, 책 읽어드립니다
혜경궁 홍씨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예나 지금이나 한을 품은 사람들이 존재할 경우 또 다른 복수나 피바람이 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이 책도 너무나 유명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이라는 작품으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조선왕조에 대한 새로운 관점론, 궁중문학의 정수에 대해 자세히 빠져볼 수 있는 괜찮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당장의 화나 한을 삭히면서까지, 그리고 남편을 버리면서까지 아들을 지키면서 자신의 뜻을 품기 위해 노력했던 혜경궁 홍씨,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어쩔 수 없었던 그리고 매우 당연한 과정으로 보는 역사적 판단과 시각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의미를 접해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왕실의 생활상이나 모습을 통해 권력에 대해서도 판단해 보게 되며 흔히 권력 앞에서는 가족도 의미없고, 결국 절치부심 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인내하거나 얻을 수 있는지, 그 의미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소 주관적인 요소나 해석의 여지가 많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 본다면 여성이라는 관점보다는 한 개인, 또는 인간이 갖는 감정이나 욕망적인 부분으로도 표현해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갖은 수모와 개인의 부정적인 경험을 마주하면서도 끝까지 살고자 했던 의지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 의미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영조와 정조 시대에는 조선의 르네상스,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나 새로운 왕조의 부흥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업적과 사회 변화가 일어났지만, 이런 단면적인 해석보다는 인물사를 중심으로 어떻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고, 왕실의 기록이나 정서, 그들이 추구했던 권력을 향한 집념이나 또 다른 환국 등으로 이어지는 정세에도 어떤 영향력을 제공했는지, 이에 대해서도 <한중록> 을 통해 배워볼 수 있다. 어쩌면 혜경궁 홍씨의 경우 더 큰 관점에서 보자면 이후에 이어지는 조선후기의 권력암투와 문란한 정국 등을 암시하는 하나의 시발점 등으로 바라볼 수 있다.

물론 역사는 상대적이며 또는 기록의 유물,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지만, 우리가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궁중문학의 한 장르에서 볼 경우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며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가 갖는 매력과 장점이 뚜렷한 책으로 볼 수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이 책은 여성으로의 삶, 비극적 경험을 한 어머니의 한, 왕실의 가족들은 어떤 형태로 당시의 삶을 살아갔는지 등을 책을 통해 읽으며 판단해 보게 된다. <한중록> 을 통해 그 내용이 무엇이며 어떤 역사적 의미와 해석을 표현하고 있는지, 읽으며 활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