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박경수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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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있어서도 특정 인물의 재능이나 성향은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뛰어난 인재나 영웅, 리더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하며 자신의 판단에 의해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는 심리적 압박감, 부담감 등을 동반하며 살아간다. 이 책도 우리가 흔히 아는 위대한 인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타락하거나 몰락의 과정을 걷는지,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에 사람없다는 격언이 생각나는 책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물도 나이를 먹으면서 판단이 흐려지거나 잘못된 오판을 통해 또 다른 사람들을 재앙으로 몰거나 모든 단위의 결과물을 말살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언급을 초월해, 세계사의 흐름을 통해 알아보는 뇌질환 등의 질병의 발생사례와 그 유형에 대해서도 함께 배워볼 수 있는 책이다. 잔다르크의 측두엽 간질, 클레오파트라의 코브라 독 중증 근무력증, 그랜트 장군의 편두통,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치매, 루스벨트 대통령의 고혈압성 뇌출혈, 파킨슨병, 루게릭병, 알츠하이머 증후군 등을 언급하며 위대한 인물들도 질병에 있어서는 나약한 인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역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의술이 발전하지 못했고 지금은 완치가 가능한 병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정받아 삶을 내려놓아야 했던 현실을 이해하며, 인문학적 가치에 대해 판단하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권위나 권력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철저히 타인을 이용하며 개인의 영광과 명예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궁지로 내몰았던 인물들에 대한 평가, 그리고 위대하거나 역량이 뛰어났기 때문에 남들은 잘 걸리지 않는 질병을 걸릴 수도 있었을 것이며, 이들도 유한한 삶을 살지만 어떤 결과를 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 병을 악화시켰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역사를 결과론적으로 배우며 현대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밖에 없기에 그들의 삶의 애환이나 방향성, 꿈꿨던 비전이 무엇인지 정확히 유추해내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하나의 시각에서 보는 방법에서 벗어나 책의 소개처럼 다양한 현상이나 사회변화, 전혀 다른 분야와의 연결고리를 착안해서 그려본다면 역사를 보는 방식이나 관점, 동일 사건이나 인물을 보더라도, 조금 더 색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도 질병에 관한 의미부여를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고 우리가 쉽게 배우거나 접하지 못한 관점에서 해당 인물과 사건들을 재조명,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다른 기준과 평가의 방향성을 제공해 줄 것이다. 


아주 사소한 사건이 큰 사건으로 커지기도 하며 뜻하지 않았던 곳에서 모든 것이 멈추거나 퇴행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법이다. 역사적 사건을 봐도 권력을 잡고 있는 자, 뛰어난 리더나 영웅들이 운명의 순간, 어떤 판단을 내리면서 해당 사건이 막을 내리는지, 또한 절대적인 존재가 되고자 했지만 그들 역시 질병 앞에선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단순한 세계사, 인물사, 질병사, 문화이론 및 문명사 등 책의 내용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도 괜찮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세계사 책으로 추천하고 싶고 기존의 역사책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배우며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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