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나이프 -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
하야시 고지 지음, 김현화 옮김 / 오렌지디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볍게 볼 수 있는 일본소설, 일본문학이다. 누구나 살면서 경험하는 그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들의 대화, 그리고 이를 통해 유추하거나 느낄 수 있는 삶의 의미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일본문학답게 책의 구성이 탄탄하며 섬세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감동과 인문학적 메시지를 함께 제공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지만 인생은 돌고 돈다는 말이 존재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삶의 목적은 달라도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 또한 다르지만 우리는 타인을 통해 삶에 대해 느끼거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즉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가, 누군가의 고통이나 슬픔을 통해 아픈 감정에 공감하거나 동화되기도 하며 또 다른 누군가의 행동을 통해 성장하거나 긍정적 메시지를 얻기도 한다. 타인을 위한다는 마음, 단순한 직업의식이나 윤리, 도덕적 가치로만 평가할 수 없는게 우리의 삶이자 살아가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되는 의학 분야 종사자들의 고충과 내적갈등, 심리적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냥 일하는 사람, 기계처럼 반응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대로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겠다는 의지로 자신의 업에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물론 이분법적 사고로 이들의 옳고 그름을 가리자는 말은 아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에서도 우리는 인간성이나 인간학 자체에 대해 고민하며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나보다 못하다고 느꼈던 사람에게서 배울 수도 있고 내가 인정했던 사람들에게 실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업을 갖더라도, 나보다 나은 사람, 부족한 사람을 보더라도 우리는 같은 사람, 비슷한 감정이 흐르고 있음을 알아야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공감 또한 이뤄지는 것이다. 톱 나이프가 말하는 철학적 의미나 가치, 어려울 지 모른다. 다만 가볍게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삶의 목적의식이나 교훈적 메시지를 얻을 것인지, 스스로가 선택해야 한다.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현실적이며 사실적 묘사가 잘 표현된 책이다. 톱 나이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마련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