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있든 나는 나답게 - 전 아사히신문 기자 나리카와 아야의 슬기로운 한국 생활
나리카와 아야 지음 / 생각의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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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냉각된 시기도 없었을 것이다. 그 만큼 우리와 일본의 방향성, 과거에 대한 이해도, 서로가 비슷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을 버리면서까지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며 원만한 관계교류 증진과 연결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은 민간 차원에서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될 것이다. 시대가 변했고 언제까지 과거에 집착해서 현재와 미래를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역사의식이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니 왜곡하지 않길 바란다.

이 책도 일본인이면서 단순히 한국이 좋아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우리나라에 와서 정착한 사람의 주관적인 느낌과 경험담 등을 소개하는 책이다. 일본이라고 해서 다 나쁜 사람들이 사는 곳일까? 반대로 우리나라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우월하며 일본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일반화는 경계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때로는 인정과 배려의 자세를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모든 방향성을 설정하며 나아가야 한다.

이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인간관계에 힘들어 하는 현실의 모습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관계형성이나 유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 갈 수 있는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사회적 욕구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며 적용해 볼 수 있을 만큼, 저자는 제법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물론 에세이라는 책의 구성을 망각하지 말고 다소 불편해 보이는 부분이 있더라도 나라 간의 문제가 아닌 인간학 자체에 몰입해서 읽어 봐 주길 바란다.

생각보다 직설적이면서도 우리가 몰랐던 우리에 대한 이해나 평가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아가 민족이나 종교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차이의 유지, 심지어는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해서 공격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지만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시대변화와 선진 수준에 걸맞는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저자가 책의 말미에 강조하고 있는 다름에 대한 인정을 통해 서로가 즐길 수 있는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는 문구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장이다. 어디에 있든 나는 나답게, 가볍게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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