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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이일영 외 지음 / 지식공작소 / 2020년 8월
평점 :
개인적 일탈행위를 넘어선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성범죄 관련 기사와 뉴스들, 믿었던 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성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이 빗어낸 결과라고 볼 수도 있는 현재의 상황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이겠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선 고통스러운 나날일 것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몰락, 유력 대선후보의 민낯, 이들을 바라보는 기준이나 입장은 달라도 잘못된 행위임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민감한 시기,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책이 출간되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자칫 피해를 2번 죽이거나 잘못된 소식을 전할 수도 있기에 우리는 항상 신중한 자세로 이 같은 사건과 인물을 접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존재한다. 위력에 의한 성범죄, 그들의 잘못된 성의식이 여성들에 대한 보복이나 공격성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을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는 미투운동, 각종 성범죄에 대한 피해고발 뉴스, 그리고 여성인권 문제로 연결되어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어쩌면 우리 사회가 침묵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재발견이자 고발일 수 있을 것이다.
왜 피해자만 침묵해야 하며 또한 이런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이제는 변해야 한다. 가식적인 행위로 대중들을 기만한 그들, 그리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성을 착취한 악질적인 행위까지, 어디까지 개인적 일탈로 취급하며 그들에 대해 옹호하거나 침묵해야 하는지,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면 이런 무조건적인 관용적 자세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만큼 성범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단호한 법적 대응이나 대중들의 냉엄한 심판과 관심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책의 읽는 동안, 일련의 사건과 과정들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로 유명인들이 언급되어서 그렇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범죄라는 강한 인식과 해서는 안 될 행동임을 알지만 지키지 못한 사람들, 무엇이 문제이며 이 같은 사태의 본질을 통해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배울 점과 버릴 것을 구분해야 하는지, 책을 통해 판단해 보길 바란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용기있는 사람들의 행동적 결심이 빗어낸 소중한 책이다. 많은 분들이 읽으며 느껴 보길 바란다.